매일신문

[위기의 대구공항] (하)경쟁력 갖추려면 지금이 기회

대구의 하늘길을 어떻게 뚫어야할까? 지난 7월 말부터 늘어난 항공운항시간을 잘 활용하면 대구국제공항의 활력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들이 많다.

◆지금이 기회다

예전에는 대구공항의 항공운항시간은 14시간(오전 7시~오후 9시)에 불과했다. 군사공항(K2)을 빌려쓰기 때문이다. 이제는 항공운항시간이 16시간(오전 6시~오후 10시)으로 연장되면서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항공기가 하룻밤 묵지않고 다른 목적지를 향해 뜰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동계스케줄(10월말~내년 2월말)에 최대 비행시간 3시간 4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해외노선 개발을 준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운항시간이 2시간 연장되면서 '레이오버(갔다가 묵고 오는 비행)'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일본노선을 고려하고 있는데 여행사들을 통해 선호지역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대구~오사카·도쿄 주말여행 스케줄을 짜놓고, 이달 중순부터 12월까지 전세기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 영남에어 출범도 대구공항 활성화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대 항공사 말고도 저렴한 가격에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첨병을 얻었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교통물류연구팀장은 "항공운항시간 연장으로 홍콩, 오사카를 오가는 부정기 전세기편이 생겼고, 영남에어 2호기도 대구공항에 주둔할 확률이 높다"며 "대구시가 영남에어 본사 대구 이전을 조율중인데 성공할 경우 일본기업의 대구 유치, 협력업체 발굴, 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숙제는?

대구공항의 항공운항시간은 연장됐지만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정해져 있다. 횟수제한을 풀지 않으면 운항 노선을 확보해도 비행기가 제시간에 뜰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산지방항공청 이상동 대구공항출장소장은 "대구공항 활주로는 군(軍)작전 등으로 시간당 최대 6대의 민항기만 이·착륙할 수 있다"며 "지금은 항공수요가 적어 큰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외국을 찾아가는 관광 상품은 넘치고 있으나 대구를 찾게하는 상품 개발을 등한시하는 분위기도 문제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내국인 관광객을 해외로 보내는데만 골몰하고 있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여행사가 대구를 찾는 전세기를 취항시킬 경우 1편당 500만원의 인센티브와 상품 홍보비 2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인천·김해공항을 오가는 전세버스 운행비도 지원하고 대구·경북권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대구시와 여행업계는 이미 대구패션뷰티투어, 한방헬스케어투어 등을 개발한 데 이어 안동 하회마을, 포항 포스코 견학, 경주 관광지를 도는 투어도 만들었다. 대구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한 관광상품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활용 여하에 따라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 정원재 교통국장은 "영남권 신공항, K2 이전 등은 향후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 과제"라며 "그간 국내외 노선을 확대하고 저비용항공사 대구 유치 및 설립에 나서면 대구의 하늘길도 경쟁력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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