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가 기대 이상의 역투를 했음에도 삼성 라이온즈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삼성에 0.5경기 차 앞선 한화 이글스와 대전에서 맞선 가운데 이날 이겼다면 4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지만 다소 불안한 투구를 이어간 한화 선발 류현진을 무너뜨리는 데 실패, 결국 1대3으로 패했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던 때의 위력적인 구위를 찾지 못한 배영수였지만 언제 장타가 터질 지 모르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 잘 버텼다. 3년차에 불과하지만 이미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로 인정받는 류현진과 맞대결하는 부담 속에서도 6이닝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역시 별명대로 '괴물'이었다. 불펜이 많은 공을 던져 최대한 오래 버텨야 하는 데다 팀이 4연패에 빠지며 삼성에 바짝 쫓겨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2중의 부담 속에서 등판했음에도 효과적인 완급 조절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무려 134개의 공을 던지면서 8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내줬으나 단 한 점만 허용, 승리를 이끌었다.
배영수가 4회말 김태균에게 솔로 홈런, 5회말 덕 클락에게 적시타를 맞았음에도 2점만 내주며 버티는 사이 삼성은 여러 번 찬스를 얻어냈으나 번번히 놓쳐버렸다. 1회초 박한이의 안타, 양준혁의 볼넷 등으로 잡은 1사 1, 2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병살타가 나왔고 5회초 2사 2루 때 현재윤의 2루타로 1대1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후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강봉규는 현재윤의 적시타로 동점이 된 뒤 신명철과 박한이의 연속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흔들리는 류현진을 무너뜨리고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 7회초 2사 1, 2루 찬스에서 강봉규는 또 삼진을 당하며 대타를 쓰지 않은 선동열 감독의 기대를 저버렸다.
게다가 7회말부터 강봉규 대신 1루수로 나선 박석민은 8회말 결정적인 수비 실수를 범했다. 투수 안지만이 김태균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태완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잘 막는가 싶던 순간, 박석민은 내야 뜬 타구를 어이없이 놓쳐 버렸다. 바로 한상훈의 2루타가 터져 나오며 1점을 더 빼앗긴 삼성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5일 야구 전적
삼성 000 010 000 - 1
한화 000 110 01X - 3
▷삼성 투수=배영수(8패) 조현근(7회) 안지만(8회) ▷한화 투수=류현진(12승) 토마스(9회·27세이브) ▷홈런=김태균(4회 1점·한화)
롯데 7-1 KIA
히어로즈 12-5 두산
SK 4-3 LG
■6일 선발 투수
삼성 이상목-한화 정민철(대전)
KIA 이대진-롯데 이용훈(광주)
히어로즈 마일영-두산 이혜천(목동)
LG 정찬헌-SK 채병용(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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