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에 있어 사교육만큼 학부모들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이 있을까. 하지만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걱정 없이 자녀 공부를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교육정보원이 운영하는 사이버가정학습 '대구e-스터디'(http://estudy.dgedu.net)다. '난 무료로 인터넷 과외를 받는다'는 표어처럼 대구e-스터디는 양질의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해 학원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도 듣는다. 이런 이유로 지난 1학기 때는 10만여명의 학생들이 대구e-스터디를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가정교사가 따로 없네"
중1 딸을 가진 권정은(42·여·대구 북구 구암동)씨는 올해 3월 딸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대구e-스터디를 처음 접했다. 권씨는 "딸이 영어와 수학은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과학은 별도로 공부하지 않아 내심 불안했는데 마침 선생님이 해보라고 권유해 딸에게 과학 과목을 수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 반, 의무감 반'이었던 권씨는 딸이 컴퓨터 앞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점차 대구e-스터디가 무척 유용하다는 걸 느꼈다. 과학 프로그램을 시작하니까 만화로 설명이 돼 학습 단위별로 쉽게 내용을 익힐 수 있고 콘텐츠마다 문제가 나와 개념 정리도 됐다. 더구나 플래시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으로 과학 실험도 할 수 있었다. 권씨는 "딸도 처음엔 매일 30분씩 접속해 공부하는 걸 귀찮아했지만 요즘은 자신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는지 별다른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집에 오면 곧바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고 했다.
권씨는 특히 '문제마법사'란 코너에 눈길이 많이 간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문제가 출제돼 필요할 때마다 학생의 성적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
권씨는 "최근엔 딸이 국어 과목도 수강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른 과목도 수강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어떤 특징 있나
대구e-스터디는 무엇보다 학교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담임 교사가 온라인 상에 30명 정도가 접속할 수 있는 가상의 학급(단일학급형)을 만든다. 이를 통해 교사는 그날 수업한 내용과 관련된 과제나 추가 내용을 올리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숙제를 통해 자연스레 복습할 수 있다는 것.
수업 시간에 몰랐던 부분이나 학습방법 등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강북중 성현순 교사는 "수업 시간이나 평소에 모르는 부분을 마음대로 질문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온라인을 통해 편하게 질문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수준별이나 선행학습도 가능하다. 단일학급형에 기본과 보충, 심화반으로 나눠 수준별로 반을 만들어놓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거나 자율학습 코너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정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또 학년별로 나눠져 있어 자신보다 높은 학년의 교과 과정도 들어볼 수 있다.
이 밖에 자신의 진도나 시험 성적, 출석횟수 등 자기 관리도 할 수 있고 중간학습지 코너에서 자기 수준에 맞는 문제도 풀어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활용하라
대구e-스터디도 활용하기에 따라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성 교사는 대표적인 가정학습법인 EBS 강좌와 비교했다. 성 교사는 "EBS는 동영상 강의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내용이 전해지기 때문에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생에겐 그다지 맞지 않는 반면 대구e-스터디는 자신이 직접 조작 활동을 해야 진도가 나가기 때문에 중상위권이나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e-스터디는 직접 접속해 수강을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성 교사는 "자녀가 대구e-스터디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스케줄을 짜주고 진도표를 만들어준 뒤 틈틈이 이를 확인하고 독려해주면 좋다"고 했다.
또 대구e-스터디를 매일 접속해 공부하면 좋겠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는 최소한 2, 3일에 한번쯤 접속해 20분 정도라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성 교사는 "무엇보다 처음 발을 담그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초반에 맛보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진화는 계속된다
대구e-스터디가 지난 1학기 때 10만여명의 학생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얻는 데는 꾸준한 콘텐츠 추가와 업데이트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올해는 '학부모 튜터제'를 도입해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만들었다. 학부모 튜터들은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활이나 고민, 학습 상담 등을 하거나 쪽지를 통해 학습 독려를 하고 있다. 3개월 전부터 학부모 튜터로 활동 중인 박미희(41·여·대구 달성군 화원읍)씨는 "게시판에 1주일에 두차례 정도 조언이나 경험담, 각종 교육 정보를 올리고 있다"며 "서로 정보 공유를 하면서 학생들뿐 아니라 제 자신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정보원 정병원 연구사는 "최근 초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을 통해 교과서처럼 볼 수 있는 영어 디지털 교과서 서비스도 추가됐다"고 말했다.
대구e-스터디는 내년엔 더욱 획기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싸이월드'처럼 이용 학생들이 자신만의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꾸미고 '채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화상상담 서비스'와 자신이 어디가 약한지 등 학습 분석이나 학습 습관 등을 알 수 있는 '학력진단 서비스'도 추가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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