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를 제대로 다뤄보지 못했던 전문계고 학생들이 모여 만든 관악합주반이 전국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중앙경영정보고(교장 민병권) 관악합주반(상임지휘자 김병영)은 지난달 26일 안동에서 열린 안동대 주최 '제4회 전국관악합주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30일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한국관악협회 주최 '제33회 대한민국 관악합주경연대회'에서는 금상을 거머쥐었다. 안동대 주최 대회에선 10개 고교팀, 한국관악협회 주최 대회에선 13개 고교 혼성팀이 출전해 실력을 다퉜다.
중앙경영정보고의 관악합주반이 결성된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이 학교 음악교사(현 동원중 이상대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학교생활에 흥미가 생기도록 하기 위해 관악합주반을 만들었다. 대부분 학생들이 관악기를 만져보는 것이 처음일 정도였다. 악기를 부는 것조차 힘들었던 학생들이 2년쯤 연습을 하다 보니 제대로 소리를 냈고 합주가 가능하게 됐다는 것. 수업이 끝나는 대로 시작해 하루 4~7시간 피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방학 때는 바닷가 연수원에서 1주일 동안 대구시향 연주자나 음대 교수 등을 초빙해 특별 레슨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2002년 시민회관에서 창단 연주회를 가졌고 다음해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지금까지 대회에 11번 나가서 금상 6번, 최우수상 4번, 대상 1번의 성과를 거뒀다. 2006년 '제4회 춘천 전국관악경연대회' 대상을 기념해 대구시교육청 후원으로 '난치병 학생돕기 성금 모금을 위한 특별연주회'를 열어 갈채를 받기도 했다. 또 2002년부터 대구시내 중학교 음악축제에 참가해 감미로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해마다 시민회관 등에서 1, 2회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다.
합주단이 있는 덕에 전문계고에서 드물게 음악대 진학생들도 배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50여명의 학생들이 음대에 진학한 것.
최진연 교감은 "학교의 예산을 아낀 돈으로 중고악기를 한두 개씩 장만할 정도로 합주단 운영이 어려웠지만 교사들의 헌신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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