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축구 팬들의 싸늘한 시선 속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북한과의 최종 예선 B조 경기에 나선다.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 리그 탈락에 이어 5일 요르단전 졸전으로 실망을 거듭 안겨온 한국 축구는 2010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의 홍커우 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 대결은 긴장감 넘치지만 득점하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양 팀은 서로 경기 스타일을 잘 알고 거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북한의 두터운 수비벽을 허물고 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이며 북한은 웅크리고 있다가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5-1, 혹은 5-4-1 전형을 구사하며 스트라이커 한 명을 제외한 9명이 후방에서 두터운 수비망을 구축, 방어에 주력하다가 역습시에는 측면으로 빠르게 플레이를 전개해 긴 패스로 상대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스트라이커에게 연결, 득점을 추구한다. 북한은 수비 위주의 이 전술로 효과를 봐 최종 예선까지 올라왔으며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이 전술이 빛을 발해 2대1로 이겼다. 북한은 힘있는 돌파와 골 감각을 지닌 스트라이커 정대세와 득점력을 지닌 미드필더 홍영조가 있어 이 전술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으로선 김진규와 강민수가 중심이 되는 수비진이 '정대세-홍영조-문인국 트리오'의 빠른 역습을 차단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최종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한국은 골문 앞과 측면에 촘촘한 늘어선 북한 수비를 허물기 위해 수비에서 공격 전환시 빠른 이동이 요구되며 세트 피스 상황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골문으로 접근하면서 세밀하고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골 감각으로 북한의 골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공격력은 문전 앞에서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골 감각도 예리하지 못해 축구 팬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도 전반 시작 10여분 동안 다양한 패스와 예리한 슛으로 반짝였을 뿐 이후에는 무뎌진 플레이로 실망감을 안겼다. 한국의 공격수들은 골문 앞에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부담감이 커지다 보니 슛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상대 수비 1명을 제대로 젖히지 못하는 개인기의 취약성도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은 상대가 수비 위주의 전술로 나올 때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할 지 알면서도 능력이 딸리다 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국가대표 신예 이청용, 기성용과 프리킥 능력이 뛰어나며 관록이 쌓인 이천수, 김두현 정도가 한국의 공격을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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