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은 단기차입금이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단기차입금을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췄다고 공시한 바 있다. 불과 1년도 안 돼 단기차입금을 150억원이나 감소시켰다. 금리가 자꾸 오르는 상태에서 내부유보가 많으니 빚을 써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기업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내부유보가 많은 기업들은 빚을 갚아나가면서 오히려 은행들이 "돈 좀 빌려가달라"고 읍소하는 형편. 하지만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이자가 오르면서 큰 부담을 겪고 있다.
◆지역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산업현장의 절대다수를 중소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대구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시를 통해 부채비율이 외부에 발표되는 상장기업의 경우, 업체들 간에 편차가 매우 크다. 부채비율은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이하가 이상적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자체 평가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 집계 결과, 대구경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지역 기업은 KDS 한국전기초자 제일연마공업 쉘라인 조선선재 포스코 현대금속 평화홀딩스 화신 씨앤우방랜드 제일모직 동일산업 포스코강판 조일알미늄 상신브레이크 등 12월 결산법인 15곳, 대구백화점과 에스엘 등 3월 결산법인 2곳, 6월 결산법인인 세원정공 등 모두 18곳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상장기업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업체는 12월 결산법인 중 평화산업 대호에이엘 남선알미늄 등이었고 3월 결산법인 가운데는 동원금속이 있었다.
◆금리 상승세…기업들 희비
대구지역 금융회사들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낮은 대구경북지역 상장기업들 일부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내부유보가 많아 요즘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빚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
은행권은 대표적 무차입 경영 기업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는 대구백화점과 에스엘 등을 꼽고 있고, 비상장기업 중에서는 금복주를 예로 들고 있다. 그만큼 내부유보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대구백화점 IR담당 임원인 소대영 부사장은 "금리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크다. 유보가 있는데 이자를 내면서까지 빚을 안을 필요가 없다. 오는 11월 남은 단기차입금도 모두 상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대구시내 한 은행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낮은 회사들 일부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은행빚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잘 알아 빚을 줄이려 하고 있다. 반면 경기상황이 급락해 자금난이 가중되는 요즘은 빚이 많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대출 확대를 요구해와 은행들이 난감한 지경"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업대출 금리는 대기업이 연 6.66%, 중소기업은 7.3%까지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두달 연속 7%대에 오르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자가 오르고 정상적 기업대출이 어려워지자 일부 기업들은 카드대출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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