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인 자살, 왜 끊이질 않을까

탤런트 안재환(36)의 죽음은 지난해 초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데 이어 또다시 발생한 연예인 자살사건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들의 자살이 왜 끊이질 않을까.

안씨의 경우 경제적 파탄에 대한 심적 압박감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최악을 선택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얘기다. 얼굴이 알려진 스타였기에 더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란 반응이다.

스타는 일반인들에 비해 좌절의 정도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고통을 쉽게 드러내기 어렵고, 특히 사채업자 등 '외부적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마음과 마음 정신과 김성미 원장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는 실패와 좌절을 해결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닌다"며 "마치 '군중 속의 고독'과 같은 정신적 아노미현상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안씨의 경우는 그동안 자살한 연예인들이 우울증에 시달린 싱글이었던 것에 비해 결혼한 지 1년이 안 된 신혼의 새신랑이라는 점에서 믿기지 않는 반응이다. 가수 유니는 지난해 1월 21일 인천의 자택에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유니가 자살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지난해 2월 10일 탤런트 정다빈이 남자친구의 집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고, 이에 앞서 2005년 2월 22일에는 영화배우 이은주가 자택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모두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은 일반인 집단에 비해 세대교체가 빠르고, 인기 지속 기간이 짧아지면서 겪는 심적 부담도 큰 편이다. 무엇보다 인기에 의해 지명도와 존재감이 좌우하는 스타의 속성이 극심한 우울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다빈과 이은주도 결국 우울증으로 벼랑 끝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정신병원 신창규 정신과 진료부장은 "자살의 우울증 경로가 85~90%"라며 "연예인의 경우 신분과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우울증을 앓고, 그것이 자살로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신과 치료를 금기시하는 한국 연예계의 행태가 오히려 자살을 부추긴다"고 강조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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