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낮아진 양도세·이사철 호재…가을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 정부의 양도세 부담 완화 등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고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 매수세가 살아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중에서는 추석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매물이 많고 한산한 부동산중개업소.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정부의 양도세 부담 완화 등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고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 매수세가 살아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중에서는 추석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매물이 많고 한산한 부동산중개업소.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정부가 규제 일변도에서 시장 활성화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올 가을을 고비로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후 침체의 골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던 부동산 시장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악재와 호재가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는 상태.

시장에 저가 물량이 넘치는데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됐고 양도세 부담 또한 낮아져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는 내부 환경이 어느정도 충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이 유효한데다 금리 인상, 내수 경기 침체 등 새로운 돌발 악재까지 생겨나면서 매수세를 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작은 계기만 있으면 거래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의 전화도 갈수록 늘어나고…. 하지만 매수세가 터질만한 결정적인 뭔가가 부족합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10여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다. 정부가 지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 시작한 6월 이후 매수자나 매도자의 심리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아직 거래 활성화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대구 지역내 아파트 거래량(분양권 포함)은 3만654건 정도. 지난해 2만7천140건보다는 늘어났지만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던 2006년 동기간의 3만1천900여건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올해 입주 물량이 지난해의 두배에 가까운 3만가구를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거래량은 아직 낮은 수치"라며 "정부의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인하 조치 효과가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9월 이후 거래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저가 매물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가 시작됐거나 준공이 임박한 미분양 물량이 넘치면서 분양 가격 이하에 내놓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많고 새아파트 입주를 위해 급매로 내놓은 기존 아파트도 상당한 때문이다.

문제는 저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매수세'의 회복 시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권오인 자문위원은 "9월 이후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주택 매수를 위한 문의전화나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다 경기 위기설까지 터져나오면서 아직 실제 거래로는 잘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석 이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분위기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매수 타이밍

부동산 전문가나 일반 매수자 모두 올 가을철 이후가 매수 적기란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풍부하고 가격 또한 2006년 이후로 가장 저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 겨울철이 지나면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 압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06년 6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5.2%가 떨어졌으며 현재 시세는 지난 2005년 7월과 동일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2년 이상 이어진 가격 하락세는 역으로 '바닥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현재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2006년 이후 분양 물량인 탓에 분양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부 매물은 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있다"며 "실수요자로서는 낮은 가격에 괜찮은 매물을 구할 수 있는 적기인 셈"이라고 밝혔다.

1가구 2주택자 기준 완화에 따른 양도세 인하 또한 매수세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시 2주택 기준이 1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상향됨에 따라 대구 지역내 대다수 2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50%) 대상에서 제외되며 1주택자가 신규로 주택을 구입해 2주택자가 되더라도 주택 양도시 기존 세율(9~36%) 적용만 받는 만큼 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또 1가구 1주택 비과세 조건이 3년 보유에서 2년 거주로 강화됐지만 실수요 1주택자라면 요건 충족이 어렵지 않다. 설사 과세 대상이 되더라도 양도차익에서 기존 세율 적용을 받는 만큼 실수요자에게는 별다름 부담이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나 경기 악화 등 시장 외부 악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무리한 내집마련에는 신중이 필요하다.

화성산업 권진혁 부장은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가을철부터가 매수적기지만 2년 전보다 담보 대출 금리가 1.5%~2%포인트 정도 오르면서 대출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출에만 의존한 내집 마련은 삼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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