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취임 2주년 노동일 경북대 총장

"잠재력 경쟁력 아직 충분해 세계 100대 대학 도약 가능"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이 제43회 공인회계사 최종합격자 104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경북대는 17명의 최종 합격자를 배출, 전국 대학 가운데 1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동국대(27명), 서울시립대(25명), 숙명여대(22명), 건국대(20명), 홍익대(18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두 달여 전 2차 시험에 65명이 응시해 반타작만 해도 30명 이상의 합격자를 낼 수 있다며 내심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었던 경북대 입장에서는 신통찮은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지방대의 위기가 온 지는 이미 오래전 얘기다. 인재의 수도권 유출-재정 악화-취업률 저하-위상 추락의 악순환이 지금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취임 2주년을 맞아 정확히 지난 5일 반환점을 돈 노동일(61·사진) 경북대 총장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8일 만난 노 총장은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했다. "한강 이남 최고의 대학이라는 명성이 많이 퇴색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북대가 가진 잠재력은 여전합니다. 메디컬이나 IT 및 메카트로닉스 분야, 자연과학 분야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대학 구성원들이 일심동체가 돼 노력한다면 2010년에는 세계 100대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래서 지역 거점 국립대에 대한 지역민들의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상주대와의 통합과 로스쿨 유치에 신경을 썼다면 앞으로는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의 경북대가 지역 사회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과 연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경북 칠곡에 건립 중인 경북대 제2병원 확장사업을 통해 메디컬 타운을 조성함으로써 대구시와 경북도가 유치에 나서고 있는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와 연계할 계획이에요. 또 구미 구 금오공대 부지를 활용한 융합기술전문대학원 설립을 통해 지역의 사활이 걸린 구미의 재도약을 지원할 방침이지요."

노 총장은 "이러한 사업들은 단순히 학교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다른 경쟁 대학과의 경쟁구도에서 힘이 조금 달린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경북대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다면 지역의 우수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민의 고용창출, 우수인재 유출방지 등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지역민들의 성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최대 기업은 경북대라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경북대를 키우는 것이 세계 굴지의 대기업 하나 유치하는 것보다 파급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노 총장은 당면과제로 급부상한 국립대 법인화 문제도 이러한 결과물들로 말끔히 풀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정부가 내놓은 국립대 법인화 정책은 우리나라 고등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시스템인지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어요. 현재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며 대구교대·금오공대 등과의 통합, 메디컬 타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WCU(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사업 등 여러 가지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일류대학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지역사회의 부단한 공동 노력의 결실이다. 그래서 "일류대학이 되려면 강의에서부터 행정서비스까지 모든 부문을 명품(名品)화 하는 데 있다. 지역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남은 2년 동안의 임기 동안 세계 100대 대학 도약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하는 노 총장의 모습에서 그가 취임 때 들고 나왔던 '2010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한 2010 비전'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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