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질문 깊이 새겨야

이명박 대통령은 어젯밤 가진 국민과의 대화가 추석 민심의 중심에 자리 잡기를 바랐을 것이다. 취임 후 처음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과 소통을 시도한 대화에서 출범 초 혼선을 씻고 민심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런 만큼 대통령은 주어진 100분이 짧을 정도로 많은 얘기를 했다. 하지만 안방 민심이 그에 얼마나 부응했는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대통령은 국민에 다가가려 애쓰는 것 같았다. 쇠고기 파동에서 민심의 기류가 어떻게 흘러갈 수 있는지를 혹독하게 학습한 결과이지 싶다. 이 대통령은 지난 6개월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하고 계신 평가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뚜렷하게 잘한 게 없다는 민심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본인 속마음에는 인사 잡음부터 쇠고기 파동에까지 억울한 부분이 여전할지 모른다. 그러나 리더십이 불신을 사는 마당에 실망한 민심을 반박하는 마음이 한구석에 도사려 있다면 지혜로운 지도자가 아니다. 겸허한 반성이래야 민심을 돌릴 수 있다.

100여 명에 이르는 '국민 패널'에게서 쏟아진 질문은 60% 이상이 경제 문제였다. 그만큼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하다는 뜻이고,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데 대한 기대가 많다는 얘기다. 이참에 물가 집값 취직 사교육비 대학등록금 공기업 세금 같은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한 것이다. 쏟아진 질문에는 이런 민생 문제들로 고통받고 하루하루가 힘겨운 국민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TV 출연을 무난하게 끝낸 것으로 국민과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보면 오산이다. 질문에 담겨 있는 국민의 근심 걱정, 기대와 요구를 깊숙이 헤아리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는 질문 내용이라도 한번 더 민심의 소재를 확인했다는 적극적인 다짐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날 대화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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