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국민과의 대화에서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때론 진지하게 때론 농담으로 패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각 분야에 걸친 30여개의 질문을 받으면서 대체로 여유를 가지고 무난하게 답변을 이어갔으며, 당혹스러울 수 있는 질문에도 한 템포 쉬어가며 답변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한 대학생이 '네티즌들에 대한 구속이 이어질 경우 제2의 촛불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농담으로 "아이, 무섭습니다. 협박하시는데…"라고 답해 웃음을 먼저 유도한 뒤 차분하게 답했다.
한 패널은 독도 영유권에 대해 질문하자, "박기태 반크(VANK, 민간외교단체) 대표죠. 알고 있습니다"라며 "독도 때문에 애쓰시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라고 질문자에 대한 친근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한국토지공사 노조위원장이 '토지공사 노조위원장입니다'라고 소개하자, "어디요?"라고 되물어 질문자에게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토지공사가 통폐합 대상으로 정해진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패널의 질문에 따라 얼굴이 굳어지기도 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는 '지지도 10%까지 떨어진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는 굳은 표정으로 '저도 국민들의 평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고 물가폭등과 관련한 질문이 나올 때는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잘못 알고 발언한 실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는 어디 쇠고기를 먹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잠시 답변을 유보했다 "한우를 먹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소비하고 있는 쇠고기는 호주산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에 미국 부시 대통령이 왔을 때 청와대에서 한우와 미국 쇠고기를 같이 내놨는데 가만 보니까 부시는 한우 쪽으로 손이 많이 가더라"며 "그래서 (나도) 미안해서 미국 쇠고기를 좀 먹었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사회자가 '대통령이 되신 후 서민들과 만날 기회가 적어지지 않았느냐'고 편한 질문을 하자, 웃음을 지으며 "만나기 힘들죠. 하지만 가끔 슬쩍슬쩍 만난다"고 편하게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의 넥타이도 평소와 달리 좀처럼 매지 않는 빨간색 물방울 무늬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질문이 나올 때는 노란색 연필을 들고 질문요지를 메모하고 답변할 내용도 직접 써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100분동안 서 있는 동안에는 틈틈히 비스듬히 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똑바로 서서 답변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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