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에덴의 동쪽' 촬영현장을 가다

지난 3일 강원도 태백시 통동 한보광업소 앞.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 스태프와 출연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도구, 의상 차량 앞에는 촬영대본이 마치 광고지처럼 꽂혀 있고, 카메라와 조명기사들은 장면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품 담당은 필요한 소도구를 찾아 마을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었다. 탄광산업이 시들면서 한가해진 탄광촌이 1970, 80년대의 분주한 모습을 다시 찾은 듯 보였다.

이날 동욱(연정훈)이 서울대에 입학하자 고향 사람들이 황지초교 운동장에 모여 축하하는 장면과 동욱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특히 동욱의 오토바이가 물웅덩이에 걸려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도 일어났다. 실제로는 동백산역인데 극중에는 황지역으로 촬영됐다.

250억원이 투입된 대작 MBC 새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한보광업소를 배경으로 우리 산업화 과정에서 불거진 노조문제, 자본가들의 사리사욕으로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죽이기까지,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 등 어두운 우리 사회 과거가 잔잔히 그려지고 있다. 이종원, 조민기를 비롯해 이미숙과 송승헌, 연정훈 등 톱스타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이미숙의 연기가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제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에덴의 동쪽'은 특히 한보광업소가 1970, 80년대 북적이는 모습으로 되살아나 촬영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과거의 영화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극중 노조위원장인 이기철(이종원)이 아들에게 "진짜 남자는 나쁜 사람도 가슴에 품을 줄 알아야 한다"며 태백산을 바라보는 장면 등은 CG작업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기철 묘의 경우 탄광의 검은 석탄가루가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마주하도록 설치했다고 한다.

올 2월 초부터 촬영이 시작되어 이날을 끝으로 태백에서 7개월의 촬영 스케줄을 소화해 냈다.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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