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체들이 사실상 추석 선물 배송 접수를 마무리한 가운데 올 '추석 선물 경기'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석 선물 판매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사실이 '실물 경제학 교과서'라는 것이다.
우선 올 추석 선물 판매 경기만 놓고 보면 '경제 위기설'은 말짱 헛말이었다. 대구시내 유통업체는 올 추석 선물 판매 매출이 배달 물량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배달물량을 합산한 결과, 대구백화점이 지난해 추석보다 20% 가까이 선물 판매 매출이 늘어났고, 동아백화점도 15% 이상 매출이 신장됐으며 롯데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역 본사 유통업체인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의 경우, 이번 추석을 맞아 각각 1만4천여건과 1만3천500여건의 배달 횟수를 기록하면서 '바쁜 추석'을 보냈다. 이들 백화점은 예상밖의 호황인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반짝 호황'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대구시내 유통업체 상당수가 이번달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도 두자릿수 매출 신장율을 올려냈다. 특히 배전함 이설 등으로 심한 매출 정체를 겪었던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이 지난달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율을 나타내면서 유통가를 놀라게했다.
명절에 소비를 집중하는 성향은 여전했다.
대구 본사 양대 백화점인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이번 추석 특수 기간 중 선물용으로 각각 160여마리의 소를 소비했다. 이런 물량은 평소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며 몇곳의 한우 축사가 텅텅 비게 될만큼의 물량이다.
대구백화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추석 대목 특수 기간에 사과가 10만여개, 배가 6만여개, 곶감이 7만5천여개 나갔다. 굴비는 3만여마리쯤 나갔다. 전국의 유통업체가 끌어들이는 물량까지 포함하면 바다와 육지가 요동칠만큼의 물량이다.
그러나 올 추석은 '양극화의 심화를 어떻게 풀까'라는 숙제도 낳았다. 올 추석엔 9천900원짜리 선물세트가 날개돋힌듯 팔릴만큼 저가 선물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동아백화점 한 관계자는 "상류층 소비는 그대로지만 중산층을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대구·동아백화점이 선물배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선물을 건넸을 때 입이 가장 벌어지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정육세트, 그리고 과일이었다. 즉각 활용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생활용품 세트, 건과류, 과자세트, 커피세트, 젓갈, 햄세트 등은 즉시 활용도가 떨어지는만큼 건넸을 때 선물 받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않다고 선물배달 직원들은 전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