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태국 '코창'

노을진 백사장서 맥주 한잔 "세상 부러울 게 없네"

태국은 해마다 수많은 인파가 찾는 곳이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가 많은 곳이다. 오늘 소개할 코창도 그런 숨은 명소 중 한 곳이다.(태국어로 코는 섬, 창은 코끼리를 뜻한다.)

태국의 동쪽 끝에 위치한 태국에서 2번째로 큰 섬인 코창은 공항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한국 패키지 여행객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근래에는 소수이긴 하지만 신혼여행객들이 오기는 한다. 코창을 가기 위해서는 방콕에서 뜨랏까지 차량으로 5시간 그리고 뜨랏에서 페리로 1시간을 들어가거나 방콕에서 국내선 항공을 이용 뜨랏 공항까지 간 다음 페리로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아직까지도 푸켓이나 파타야와 같은 태국의 유명한 휴양지들에 비해 개발이 더딘 곳이기도 하다.

물론, 처음 코창에 발을 디뎠던 1998년과 지금의 코창은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 졌지만 이런 개발과는 상관 없다는 듯이 코창의 사람들은 예전 그대로의 친절하고 순수한 미소로 일상에 지쳤을 여행자들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많은 여행자들이 코창을 찾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때문이다. 태국하면 떠오르는 방콕'파타야'푸켓에 비해 코창의 물가는 50% 이상 싸다. 이는 아직까지 코창이 태국의 다른 휴양지에 비해 외국인 여행자들의 비율이 태국인 여행자들의 비율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코창을 찾는 태국인 여행자들의 수가 만만치 않다 보니 숙박이나 식사의 요금대도 외국인 지갑이 아니라 태국인 지갑에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물가가 싼 것이다. 또한, 이 곳은 예로부터 장기 체류를 목적으로 하는 히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하룻밤에 3천원도 하지 않는 방갈로에서 한 두 달씩 지내며 낮에는 해변에서 밤에는 술집에서 기타를 치며 그들의 시간을 보낸다. 지금도 히피들이 주로 찾는 론리 비치에 가면 하룻밤에 5천원도 채 하지 않는 방갈로에서 생활하는 히피들을 볼 수 있다.

코창은 태국에서 2번째로 큰 섬이지만 차량이 그리 많지 않고 도로도 해안선을 따라 나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차량을 빌려서 돌아다니기에 좋은 곳이다.

오토바이의 경우 하루 4~5천원이면 빌릴 수 있고 장기간은 더 싸게 빌릴 수 있어 이 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겐 편리하면서도 싼 교통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더욱이 대중교통으로 여행할 때와는 다른 시간과 이동의 자유가 있어 섬 이곳 저곳을 마음껏 돌아다녀 볼 수 있다.

둘째는 푸켓이 위치한 안다만해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는 바다이다. 타이만에 위치해 있어 안다만 해와 같은 에메랄드 빛 바다는 보기 힘들지만 코 창의 해변은 백사장이 넓고 모래가 고우며 수심이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방문객들이 적어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만약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 싶다면 스노클링 투어나 스쿠버 다이빙 투어를 하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태국의 코 따오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투명한 바다와 훼손되지 않은 산호초들을 감상할 수 있고 코창의 남쪽으로 위치한 코막, 코굿, 코와이 등지로 배를 타고 간다면 마치 무인도를 표류하고 있는 듯 원시 그대로의 밀림과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셋째는 아직까지 상업화 되지 않은 때묻지 않은 태국인을 만날 수 있다. 태국의 다른 여행지에 가도 태국인을 만날 수 있지만, 거대 도시가 돼 버린 방콕이나 외국인이 많은 파타야, 영어와 한국어가 태국어보다 더 자주 들리는 푸켓과 같은 여행지에서는 외국인이 잘 가지 않는 현지인 동네나 시장을 일부러 찾아 가지 않는 한 예전의 온화하고 상냥했던 태국인을 만나기란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코창에서는 아직까지도 굳이 따로 찾아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웃으며 반겨주고, 미소로서 여행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온화하고 상냥한 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태국인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4가지 표현이 있다.

네 가지 표현이란 사바이(건강하게), 사눅(즐겁게), 사도아크(편하게), 마이 펜 라이(신경 쓰지 않아요) 이다. 태국인의 기질을 대변하는 이 네 가지 표현은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겐 자칫 느려터지고 게으른 태국인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코창의 노을진 아름다운 백사장에 앉아 경쾌한 레게 음악을 들으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노라면 여행자 자신도 어느새 태국인과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 추천 숙소

카차푸라 리조트 : 론리 비치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어가 유창한 멋쟁이 아주머니가 운영 하는 곳으로서 넓은 정원 곳곳에 위치한 개인 방갈로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방갈로에는 개인 욕실'에어컨'텔레비전 등이 완비돼 있으며 10월부터 5월까지는 2인1실 기준 1박 2만5천원, 6~9월 1박 1만5천원이다.

# 이색 즐길거리

발리안 허벌 사우나 : '더운 나라에서 무슨 사우나야'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스노클링이나 해수욕에 지친 몸을 풀어주기엔 사우나 만큼 좋은 게 없다. 특히, 코창의 저녁은 선선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코창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업소이다. 영국인이 운영하는 이 곳에선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각종 트리트먼트를 이용해 햇볕에 지친 두피와 피부를 안정시켜 줄 수도 있다.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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