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국제탈품페스티벌]만든 사람들

▷김 청 익 (축제 퍼레이드 담당)

"올해 탈춤축제는 그야말로 탈 난 것을 탈춤으로 풀어내는 난장으로 만들어 내야죠"

축제를 보름여 앞두고 마무리 준비작업에 한창인 김청익(33'풍물굿패 참넋)씨는 이번 축제에서 탈춤 퍼레이드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다. 매일 저녁 어김없이 축제장을 신명난 난장판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다.

춤을 사랑하는 이들로 구성된 '안동문화유격대'가 매일 탈춤축제 관광객들을 축제판 난장 속으로 끌어들여 함께 어깨춤을 추면서 축제판의 주인이 되게 한다. 초교생 30여명, 청소년 10여명, 어르신 30여명 등이 참여하는 퍼레이드단은 매일 저녁 축제판 곳곳에서 춤과 음악으로 흥을 돋운다.

김씨는 "퍼레이드는 유격대들이 탈춤복장과 탈을 쓰고 흥겨운 로고송에 맞춰 춤 추면서 축제판을 급습하게 된다"며 "이들은 난장판 속으로 관광객들을 이끌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했다.

축제기간 동안 매일 하루 3회 정도 퍼레이드 유격대들의 춤판 급습사건이 벌어진다. 특히 퍼레이드단은 장다리 타기와 포이'접시돌리기 등 잡색들이 함께 참여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심을 증폭시키게 된다.

▷최 미 옥 (월드 마스크댄스 경연대회 강사)

"주민들이 축제 관객에서 주인으로 참여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요"

올해 탈춤축제를 주민참여 축제판으로 만들고 있는 최미옥(댄스스포츠'우리춤'라인댄스 강사)씨는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월드마스크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할 주민들에게 우리춤과 라인댄스 등을 접목한 탈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올해 탈춤판을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도록 하기 위해 용상동과 서구동, 남선면 원림리 사람들에게 마스크댄스를 가르치고 있다.

용상동의 여성 20여명은 저마다 대나무 바구니를 앞에 끼고 '도라지타령'에 맞춰 신명 춤판을 벌인다.

최씨는 "올해의 경우 내용과 춤사위에 맞춰서 탈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흥이 더 날 것"이라며 "세상에 몸치는 없다. 춤을 추다보면 건강과 신명도 생겨난다"고 했다.

13년 춤꾼 최씨는 안동'의성'영양 등에서 댄스강사로 활동하면서 주민 건강은 물론 각종 경연대회를 통한 지역 알리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 준 하 (개막식 탈춤 매스게임 및 탈 만들기 강사)

"'1인1탈 갖기 운동'을 통해 모두가 탈춤을 출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신명 축제판이 될 거예요." 탈춤페스티벌이 한국의 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받은 인센티브는 안동시민 모두가 개인탈을 가지는 데 사용되고 있고 유치원과 초교 등지에서는 아이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탈 만들기에 한창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만든 탈을 축제판에서 직접 쓰고 춤을 춘다. 난장판에서, 또 마스크댄스 경연대회에서 다양한 모습의 탈을 쓴 아이들의 신명나는 춤판이 이번 축제판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남선초교를 비롯해 풍서'풍북'신성초교와 풍산어린이집 등에서 탈 만들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준하(29'고타야전통미술원)씨는 "그동안 판박이로 찍어내 누구나 똑같은 모습의 탈을 썼던 것에서 탈피, 올해는 개인탈을 쓴 다양한 군상의 탈춤을 연출하게 될 것"이라 했다. 신씨는 올해는 시민들이 자기 탈을 갖고 탈춤판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특히 올 해 축제 개막식에는 초등생 450여명이 탈을 쓰고 나와 대규모 탈춤 매스게임을 벌이는 등으로 참여축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지 혜 (풍물'탈 만들기 강사)

탈춤축제와 함께 열리는 '안동민속축제'도 볼거리가 예년보다 더욱 풍성하다. 대부분 시민들이 자기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축제판 속으로 가져나와 서로 겨루고 또 함께 어우러져 신명판을 만들 계획이기 때문이다.

올해 축제판에서는 예전처럼 읍면별로 형성됐던 신명난 뒤풀이 난장판도 매일매일 지역 구분없이 함께 만들어내 축제를 통한 주민화합을 이끌게 된다.

일직면과 남선'도산면 등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풍물패들의 풍물강사 김지혜(26'풍물마당)씨는 주민참여와 화합을 만들어가는 전도사.

지난해 외국 유학생에 이어 올 해도 복주초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탈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축제기간 동안 열릴 읍'면'동 풍물경연대회에 내보낼 풍물패 연습에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5명 정도의 풍물단원에다 만장과 잡색을 포함하면 많게는 100여명이 참여한다.

김씨는 "매일 경연대회가 끝나면 전체 풍물단들이 함께 어우러진 합굿을 연출할 생각"이라며 합굿을 통해 지역간 경쟁보다는 화합하고 신명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고 규 미 (인형극 강사)

"탈춤과 인형극은 다른 분야예요. 하지만 이번 축제장에서 볼 수 있는 인형극을 통해 우리 것의 소중함과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가장 한국적 정서를 엿볼 수 있을 거예요." 축제 개막 이후 매일 두세차례씩 마련될 '꿈과 희망이 있는 인형극'을 준비하고 있는 재일교포3세 고규미(45'극단 상사화 대표)씨는 탈춤축제를 설레임으로 준비하고 있다.

6년 전 결혼해 한국으로 오기까지 일본에서 재일교포3세로 살아오면서 가져왔던 한국문화에 대한 향수와 기대를 바탕으로 그가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가톨릭상지대 유아교육과 학생 90여명과 함께 하는 그림자극과 동극, 인형극이다. 특히 인형극 경우 10여명씩 3팀으로 나눠 '폐품으로 만드는 브뢰멘의 음악대', '조롱박으로 만드는 흥부와 놀부', '햇님 달님' 등 전래 동화를 공연할 계획이다. 인형극들은 폐품을 재활용, 아름다운 공연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2년 전부터 축제에 인형극으로 참여하고 있는 고씨는 "좁은 공연장소와 각종 음악소리 등 외부와의 차단으로 인한 대사 전달부족 등 열악한 공연 환경이지만 탈춤축제장을 찾는 아이들을 위한 참여문화를 만들기 위해 인형극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다양하게 활성화된 일본의 마쯔리(마을축제)와 비교할 수 없는 대규모 탈춤축제가 세계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 문화, 탈춤축제 속에서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축제를 즐거운 기억으로 갖도록 한다는 포부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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