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경광역경제권 '에너지 산업' 주도권이 열쇠다

대구경북은 광역경제권 사업으로 당초 정부에 ▷그린에너지 산업벨트 구축사업 ▷글로벌 의료비즈니스 프론티어벨트 구축사업 ▷모바일·실용로봇 비즈니스벨트 구축사업을 요구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대경권 선도산업에는 에너지와 IT(이동통신)가 포함됐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와 관련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의료·바이오부문은 일단 충청권에 돌아갔다.

대경권은 에너지 부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IT산업이 선정됐지만 중복산업이 없는 다른 지역(호남권 제외)과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선도산업은 절반의 성공

지식경제부나 산업연구원 등 실무진 선에서 에너지를 호남권에 주자는 분위기에서 그나마 대경권이 에너지산업을 선도산업으로 채택시킨 것은 절반의 성공인 셈.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도간 적절한 역할분담과 구미에서 대구, 경산, 경주, 포항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활용한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정밀하게 마련하고 호남권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영남대 이재훈 교수는 "대구권은 에너지분야의 R&D 및 소비·마케팅 허브역할을 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계획, 경북권은 산업기반을 활용한 제조 중심으로 가되 구미, 영천, 경주, 포항 등 권역별로 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김호진 도정기획조정 담당은 "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향후 호남권과 많은 경쟁을 해야겠지만 대구경북은 앞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명분을 얻어가고 있으므로 지역이 에너지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선도산업으로 의약·바이오가 선정된 만큼 첨단복합의료단지와 한국뇌과학연구원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대구경북은 충청권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하게 됐다. 충청권은 대전의 신약개발 인프라와 충북 오송바이오단지 등을 앞세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 등 유치에 전력질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경권이 첨단복합의료단지의 경우 신약개발, 의료기기, 임상서비스 등 지역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역할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유치하는데 힘쓰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을 연계·활용할 수 있는 한국뇌과학연구원 유치에 진력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프라는 지역 요구 대거 포함

인프라 부문에선 대경권의 요구가 대거 포함됐다. 지역의 장기 숙원사업이었던 동서5축 고속도로와 동서6축 고속도로는 내륙과 동해안을 연결, 경북 동북부권의 지리적 약점으로 지적돼 온 접근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남북7축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동남임해공업벨트와 동해안에너지벨트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대구 외곽순환도로는 1999년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돼 무산된 이후 9년 만에 재추진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이 도로는 대구 동구 안심과 북구 읍내동 지천 사이 24㎞를 잇는 것으로 대구 도심과 외곽의 접근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산업단지 조기 착공 가능

노후 도심산업단지 재개발 사업은 도심 외관을 바꿀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42개 노후 산업단지 중 대구 제3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를 우선 정비 대상단지로 선정, 재정비 시행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제3산단과 서대구산단은 각각 109만4천㎡와 241만7천㎡ 규모로 재정비 사업에는 오는 2014년까지 4조 2천억원(민자 2조800억원 포함)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제3산단의 경우 로봇과 모바일 등 신산업을 유치해 도시형 첨단산업 및 비즈니스 공간으로 전환하고 서대구산단은 의료, 스포츠, 패션, 관광산업 및 헬스케어산업 등이 망라된 서비스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또 국가산업단지 조성 및 영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후속 논의에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대구(달성군 구지면 일원), 포항(동해면 장기면), 구미(해평면 금산리) 3곳에 조성되는 국가산업단지는 당초 단지 공식 지정과 토지보상 절차 등을 감안할 때 2010년 이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가 내년에 모두 착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사업추진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도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입지 선정 문제가 향후 핵심 현안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지자체와의 물밑협의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대구시 정풍영 기획담당은 "국가산단 조성과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대구지역이 경제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재원을 절반은 민자로 조달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원마련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차질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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