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의]영남대의료원 정승필 교수

"통합의학, 제대로 알리고 싶어요"

영남대의료원 가정의학과 정승필 교수는 '통합의학'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전문의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통합의학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가정의학부터 알아야 한다. 가정의학과를 말 그대로 풀자면 종래의 다른 진료과와 달리 나이'성별'질병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1차진료를 담당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암치료나 희귀한 질환을 다루기보다 감기나 위장병, 만성피로, 두통, 고혈압 등 흔한 질환과 여러 흔한 질환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노인성 질환 및 성인병 등을 범주로 한다. 이런 가정의학은 현대의학이 고도로 전문화, 세분화됨에 따라 단순한 질병 중심에서 환자 위주의 진료를 보려는 시도로 1969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79년 도입돼, 85년부터 23번째 전문과목으로 전문의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정승필 교수의 전공분야인 통합의학 또한 가정의학의 세부 줄기로 볼 수 있고,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인체의 정신과 육체를 통합 진단, 치료하는 개념이다.

"통합의학은 어느 한 원인에 집착하기 보다는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모든 요인을 알아내 그 근원을 제거하는 의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요 50개 대학병원에서 통합의학을 도입했고,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고려대병원'가톨릭의대병원 등에서 통합의학센터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삼성의료원을 비롯한 여러 병원들 또한 센터 개설 계획을 세우고 있죠." 정 교수는 "약물요법은 물론 식습관 개선, 운동 같은 치료를 병행하고 스트레스 요인도 없애 준다"며 "정신과 신체 사이의 모든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통합의학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2002년 미국 통합의학 전문가과정을 수료하고 지난 10년간 통합의학 연구와 진료에 매진해 온 정 교수는 2006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미국 윌슨증후군학회 치료전문가 자격을 땄다.

90년대 미국 윌슨 박사가 밝혀낸 윌슨증후군은 우리말로 기능성 갑상선호르몬저하증이라 풀 수 있으며, 스트레스'다이어트 등이 주요 발병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통합의학적 진단, 치료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현대사회가 불러온 병이라 할 수 있고, 피곤'두통'불안'탈모'집중력저하'변비 등 40여가지의 증상을 보인다"고 했다. 전세계에 걸쳐 자격증을 딴 윌슨증후군 치료전문가는 겨우 81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아시아인은 정 교수가 유일하다. 때문에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서까지 윌슨증후군에 대한 환자와 의사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

이같은 윌슨증후군에 이어 지난해 미국 FLT(영양'생활습관 등을 교정하는 질병치료법)협회 자격증까지 취득한 정 교수는 통합의학을 제대로 알리는 일에 정열을 쏟고 있다.

2005년 대한 임상통합의학 연구회를 창설,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3월에는 영남대 가정의학과가 주최하고 연구회가 후원하는 연수교육을 대구에서 열기도 했다.

이 학회에는 의사'한의사'약사 등 400여명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매달 정기 교육과 환자정보 교류를 통해 국내 통합의학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 교수는 "국내 통합의학의 선두주자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의 기초를 닦고 성장시키는데 노력하겠다"며 "단순히 수술하고 약을 쓰는 이가 아니라 환자와 소통하고 환자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의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필

△1987년 경북대 의대 졸업 △94년~현재 영남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98년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 △2002년 미국 ECS(통합의학) 전문가과정 수료 △2006년 미국 WTS학회 치료전문가 자격취득 △2007년 미국 FLT협회 자격 취득 △현 대한비만건강의학회 상임이사 △보건복지부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 △미국 동종요법센터 정회원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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