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선 홀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작은 능력이라도 감사하고 긍지를 가질 때 과학선진국의 꿈은 이뤄집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소연 박사는 11일 대구 대륜고 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과학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국민들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우주로 출발하기 전 러시아 숙소에 묵었을 때 숙소 주인은 자신의 아들이 우주센터에서 바닥을 닦는, 어찌보면 대접(?)받지 못하는 일을 하는데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 박사는 이날 '한국 최초 우주인의 우주비행'을 제목으로 2시간가량 우주인 선발과정과 훈련, 우주에서의 실험과 무중력 상태 등 일반인이 체험하기 힘든 우주의 경험을 조리있게 설명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특히 우주인의 생활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예를 들면 우주인이 경험하는 무중력 상태는 꼭 우주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박사는 "놀이동산의 바이킹이 최고 정점에서 떨어질 때 잠시 몸이 떠있는 상태나 엘리베이터나 심지어 자동차가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짧은 순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고 했다.
우주정거장의 대소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비행기처럼 진공펌프를 이용해 빨아들이는 시스템이지만 변기와 몸이 완전히 밀착하도록 설계됐다는 것. 우주복도 우주인마다 몸의 치수를 정확히 잰 다음 만든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무중력 상태라 세밀한 움직임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선 좌석도 마찬가지. 미리 석고로 몸의 치수를 정확히 맞춘 다음 몸이 좌석에 착 달라붙도록 한다고 했다.
우주선이 귀환할 당시 목적지에서 많이 벗어난 부분에 대해선 훈련 과정에 산이나 바다, 초원 등 다양한 상황을 미리 훈련한 데다 우주선이 안전모드로 전환하기 때문에 별다른 위험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박사의 초등학교 시절이 어땠는지를 묻는 한 초등학생의 질문에는 "주위에선 과학자나 우주인이 될 거라고 전혀 상상을 못했다. 오히려 운동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답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강연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국민제안공모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대구의 초등학교 6학년생 김연주양의 '이소연 언니 꼭 만나고 싶어요'란 제안이 선정됨에 따라 마련됐으며 초·중·고교생 1천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동영상 장성혁 인턴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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