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돈을 맡기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자를 받는다. 이때의 이자가 바로 '화폐의 시간가치'다. 100만원에 대해 이자율이 연 5%라면 1년이 지난 후 100만원은 105만원으로 그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이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증대되는 돈의 가치는 자신이 가진 돈을 현재 써버리는 것(소비)의 기회 비용이 된다.
화폐의 시간 가치를 나타내는 이자율과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 중에 이자의 이자까지 붙여서 돈을 불려주는 '복리'가 있다. 이 복리 계산 방법과 관련된 재미있는 법칙이 하나 있다. 바로 '72의 법칙'이다. 우리가 가진 돈이 2배가 되는데 몇 년이 걸리는지 손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법칙이다. 72를 이자율로 나눠서 나온 숫자가 투자한 돈이 2배로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모 그룹 회장은 60년 전 북한에서 내려올 때 훔친 소 1마리를 1천마리로 갚았다. 그것을 예로 들어보자. 10%의 이자율일 때 원금인 소 1마리가 2마리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72/10(%)=7.2(년)이다. 7년에 약 2마리이고, 14년에는 약 3.8마리로 2마리의 2배로 볼 수 있다. 이자율이 12.2%일 때는 소 1마리가 2배인 2마리가 되는 시간은 72/12.2(%)=5.9(년)으로 약 6년에 2배가 된다는 것이다.
72의 법칙은 또 다른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돈을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금리(혹은 투자 수익률)를 제공하는 상품에 가입할지를 계산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년 후에 현재의 돈을 2배로 만들고 싶다면 매년 몇%의 투자 수익률을 올려야 하는지 알아보자. 72를 5로 나누면 14.4가 나온다.
14.4라는 숫자가 바로 투자 수익률, 즉 현재 있는 돈을 매년 14.4%로 5년 동안 투자하면 현재 내 돈의 2배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72의 법칙을 월급 상승률과 물가 상승률에 응용해 볼 수도 있다. 만일 월급 상승률이 5%라면 현재 월급인 100만원이 200만원으로 늘어나는데 14.4년이 걸린다. 똑같은 원리로 현재의 물가가 2배로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을 알고 싶으면, 72를 예상되는 물가 상승률로 나누면 된다. 만일 물가 상승률이 10%라 가정할 때, 현재의 생활비가 100만원이라면 7년 뒤에는 200만원, 다시 그 후 7년 뒤에는 400만원, 또다시 7년 뒤에는 800만원이 소요될 것이다.
홍길동은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 동안 예금한 돈을 찾았는데, 총 5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홍길동은 이 돈을 당장 쓰기보다 계속 은행에 정기예금을 해 두었다가 나중에 꼭 필요할 때 쓰고 싶었다. 그런데 문득 이 돈이 2배, 즉 1천만원이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은행에 문의를 해 보니 7년 이상 장기예금을 할 경우, 이자 소득세도 없으면서 단기 예금보다 연 이자율이 높아 복리로 6.0%가 된다고 한다. 이를 한 번 계산해 보자. '72/6.0(%)=12(년)'이 되는 것이다. 12년이면 지금 홍길동의 나이가 16세이니까 28세 때에는 1천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의미다.
정상만(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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