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습상담] 학교·학원 병행공부 문제 없나요?

문: 고1 학부모입니다.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면 수능이나 논술 공부가 다 된다고 하지만 현재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학교 공부와 학원 공부를 병행하면 문제가 있는 건가요?

답: 공교육이 본래의 기능을 잃고 사교육이 그 자리를 차지한 왜곡된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도 내 아이를 이 사회의 상류층에 포함시키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과도한 욕심과 그에 맞물려서 '내 아이가 인생의 낙오자가 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입니다.

학교 공부는 모든 교육의 기본입니다. 가장 체계적이고 조직적이고 본질적인 교육이기 때문에 어떤 사교육도 이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학교만큼 우수한 교원을 많이 확보하고 학업이나 생활면에서 철저하게 지도해 줄 수 있고, 그 많은 과목을 12년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고,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지속적으로 투자해 줄 수 있는 교육기관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교육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는 커다란 틀 안에서 정해진 제도에 따라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수준 차이를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고, 특정 과목의 성적이 뒤처진 학생을 일일이 지도하기가 어렵습니다. 평균치보다 부족하여 보충학습이 필요한 경우, 또는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심화학습이 필요한 경우,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특정 분야의 공부가 필요한 경우에는 어느 정도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에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에 대한 계획을 반드시 자기 자신이 세워야 하고, 그 계획 안에 학원 수업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학교 공부에 대한 예습과 복습을 포기하면서까지 학원 강의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보다 학원 강의가 많아서는 절대 안 됩니다. 모든 것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성과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공부도 반드시 자기주도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철저한 정보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원을 선택해야 하고, 목표한 기간을 꾸준히 다녀야 합니다. 주변의 소문에 따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엉뚱한 곳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 최소한의 규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학원 공부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보이지 않는 사이에 조금씩 자신을 망가뜨리는 독이 될 것입니다.

유철환(계성고 연구부장,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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