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한 성인 휴대폰 광고 주범은 '해킹'

대구경찰청, 10만여 건 발송 일당 3명 입건

'야한 성인 휴대폰 광고, 쏟아지는 이유 있었네.'

유통업에 종사하는 김모(33)씨는 하루에도 10여건씩 휴대전화기로 들어오는 성인 광고 문자 메시지 때문에 짜증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노골적인 문구와 사진이 뜰 때도 있다. 혹시 아내가 오해할까봐 때마다 지우는 일이 여간 번거롭지 않다. 김씨는 "도대체 이 많은 휴대폰 성인 광고는 어떻게 발송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중에 난무하는 휴대폰 성인 문자 메시지 중 상당수가 해킹을 통한 고객 정보 유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휴대폰용 성인 광고를 발송하는 정보회사들의 컴퓨터 서버를 해킹, 10만여명의 고객정보를 빼낸 뒤 다시 스팸광고로 발송한 혐의로 K(30·대구 수성구 두산동)씨 등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K씨 등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대구와 서울, 경기 등에 있는 3개 성인 광고 업체의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이들 정보업체 서버에 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국내 인터넷 포털 카페 사이트에서 한 중국인 해커가 올린 'ARS관련 정보를 팝니다'는 글을 보고 인터넷을 통해 쪽지를 주고받으면서 300만원을 송금, 각 회사의 ID 등을 입수했다는 것.

이들은 또 각 정보회사로부터 빼낸 고객 10만여명의 휴대전화번호와 결제 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성인화상정보 영업을 위해 30만건의 스팸광고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 회사들은 합법적으로 성인 광고 등을 발송하는 업체들이었다"며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K씨 등이 동종 회사를 해킹해 고객 정보를 빼내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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