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개원은 줄고 문 닫는 의원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예 개업을 포기하거나 폐업한 뒤 중소병원에서 월급 의사로 일하거나 특화·전문화된 병·의원을 공동 개원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개원한 의원 수는 66곳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06년 같은 기간에는 86곳, 2007년 같은 기간 78곳이었다.
문을 닫는 병·의원도 크게 늘고 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폐업한 병·의원은 모두 90곳으로,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폐업한 89곳을 벌써 넘어섰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부도 직전의 의원이 많아지면서 혼자 개원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전문화된 공동 개원이나 병원급 개원으로 돌파구를 찾거나 승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배출되는 의사 수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도시나 인구 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올 초 대한의사협회가 내놓은 '의료기관 경영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원당 평균 개원 부채금액이 3억2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의원 운영실태에 대해 개원의 80%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현재의 경영난이 앞으로도 계속 되거나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개원의도 97.3%에 달했다.
최근에는 대구에서 이름있는 한 중소병원 경우 부도가 나 경영자가 바뀌는 등 올 들어 중소병원들의 부도설이 끊이지 않는 등 병원급의 경영난도 심각한 실정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빈 병상이 없어야 그나마 현상 유지가 되는 데 요즘 병상이 많이 비고 있다"며 "비현실적인 의료 수가에다 개원의가 지난해까지 계속 늘면서 과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중소병원의 환자 수가 계속 감소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호준기자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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