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개업떡도 귀하다. 지난달 대구경북지역 신설법인 숫자가 8월 기준으로는 지난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신용위기가 창업의욕을 꺾어놓은데다 은행들이 위험관리를 위해 대출문을 사실상 막아놓으면서 돈가뭄이 발생, 신설법인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조사한 지난달 대구경북지역 신설법인은 234곳으로, 2004년부터 올해까지 8월 신설법인 숫자로는 최저치였다. 최근 몇년새 '개업 경기'가 최악으로 추락한 것이다.
지난달 신설법인 숫자는 올 연중으로도 가장 적었다. 올 들어 대구경북지역 신설법인은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6월 346곳→7월 332곳→8월 234곳으로 내리막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은 그 전달에 비해 신설법인 숫자가 3분의 1이나 줄었다.
8월은 혹서기라 신설법인 숫자가 당연히 적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최근 5년간 통계치를 보면 그 해 신설법인 최저치를 8월이 차지한 때는 단 한해도 없었다. 지난달 지역 신설법인의 급감은 계절적 영향이 아니라 실물경기를 뒤덮은 '불황'의 증거라는 것이다.
심리적 요인도 있지만 시중의 돈가뭄으로 인해 '회사를 차리려야 차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은행권 중기대출 증가 규모는 1조8천억원으로 7월 5조5천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휴가철 등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2006년 8월(2조4천억원 증가)과 지난해 8월(3조9천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가 지난해 이맘 때보다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 신용위기의 방향이 어떠할지 알 수 없고 이미 올 봄부터 대출금 연체가 많이 발생한데다 대출 재원도 부족, 돈을 빌려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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