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街 쓰나미' 한국 덮치다

코스피 1400선 붕괴…환율 50원 넘게 폭등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 전격 매각, AIG 긴급 자금지원 요청 등 미국발 대형 금융회사들의 부실 태풍이 닥치면서 16일 우리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닥쳤다.

코스피지수 종가는 전거래일에 비해 90.17포인트 하락한 1387.75포인트를 기록 1,400선이 또다시 붕괴됐으며 원/달러 환율은 주말에 비해 51원 급등하며 4년여 만에 1160원대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끝을 모르는 미국발 신용위기를 보면서 코스피지수 1,300선도 위험하다는 예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무려 96.69포인트(6.54%) 빠진 1,381.24로 출발했고, 코스닥지수 역시 31.78포인트(6.81%) 내린 435.13으로 장을 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주가 급락시 발동되는 사이드카가 걸려 매매 거래가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미국발 신용위기에 놀라 외국인들은 개장 1시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천400억원이 넘는 순매도 물량을 나타내면서 우리 주식을 마구 내던졌다.

이번 신용위기의 직접적인 피해주로 거론되는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와 건설, 운수장비, 기계주가 각각 12~6% 넘는 하락률을 보이며 폭락장세를 주도했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월가 쇼크로 코스피지수가 10% 안팎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생겼다. 코스피지수가 1,330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세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넘게 급락해 9·11 사태 직후인 2001년 9월 17일 이후 최대치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유럽 증시도 국가별로 3, 4% 급락했다.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16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8.90원 급등한 1,12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사자'가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 장중 한때 1,143.30원까지 폭등했다. 더욱이 국내외 증시 폭락이 투기적 원화 매도세에 영향을 주면서 폭등세를 키워냈다.

미국발 '리먼 폭탄'으로 국내 은행과 기업들은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달러 기근 현상이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6일 오전 리먼브러더스 뱅크하우스 서울지점과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널증권 서울지점에 대해 예금 취급과 채무변제 행위 등을 금지하는 영업정지 조치를 취함에 따라 리먼브러더스는 이날부터 국내에서 12월 15일까지 예금 판매와 지급, 여신 취급, 채무변제 행위, 자산 처분 등을 하지 못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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