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펀드 어떡하죠?" 길잃은 개미들 '쿼바디스'

금융시장에 공황이 찾아왔다. '저축의 시대'가 끝나고 '투자의 시대'가 왔다는 구호는 참담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증시의 대폭락으로 '깡통 계좌'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상품, 특히 투자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의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내 펀드 어떡하죠?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펀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2.25%까지 떨어졌다. 1억원을 넣었다면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벌써 2천200만원 이상을 까먹은 것이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손실이 더 크다. 연초 이후 33% 마이너스다. 지난해 '묻지마 펀드'로 불리며 가입이 쏟아졌던 중국 펀드는 연초 이후 40%의 손실을 내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여원,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21조원가량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증시가 대폭락한 16일엔 은행과 증권사 창구마다 문의전화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지금 환매를 하면 더 큰 손해를 본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프라자 강성곤 대구 상인지점장은 "손실이 너무 많이 났다. 그러나 지금 인내하지 못하면 손해가 더 커진다. 대형 금융회사들의 파산은 악재의 마지막 국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엄청나게 싸진 주가를 고려할 때 분할 매수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MMF는 괜찮나요?

단기자금 운용처로 각광받고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현재 70조원의 자금이 쌓여 있다. 하지만 이 상품 역시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과거 SK글로벌 사태 때 채권값이 폭락하면서 원금손실이 난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 MMF를 운용하는 금융회사들은 손실 위험이 극도로 낮은 채권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금융권에서는 얘기하고 있다. 외국에서 발행되는 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MMF와 관련한 원금손실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

농협대구지역본부 강석우 홍보담당은 "MMF는 대부분 자금을 국공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날 우려는 없다. 투자자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역시 증권사들이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손실 우려는 없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그럼 보험은요?

AIG가 흔들리면서 보험 가입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IG생명과 AIG손해보험 한국지점의 계약건수는 각각 320만건과 121만건에 이른다.

하지만 AIG생명과 AIG손보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보험금 지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가 터져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으며, 5천만원을 넘는 계약도 자체 적립금으로 100% 보호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AIG생명과 AIG손보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6월 말 기준)은 각각 146%와 153%를 기록, 국내 재무건전성 감독기준인 100%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보험은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각한 상황이 오더라도 다른 보험사로 계약이전이 되기 때문에 보험 가입자들은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금융감독원은 설명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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