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 사태 등에 따른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역 기업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7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섬유를 비롯한 상당수 수출기업들은 당장의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익을 보고 있지만 향후 미국경기가 위축되면서 대미 수출부진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내에서도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자 이번 사태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쳐 경기위축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미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미국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을 통해 지역 수출품에 대한 수요를 둔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대미 섬유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는 지역 섬유업체들은 미국발 경제쇼크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 한 섬유업체 대표는 "환율급등으로 당장은 환차익을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경기가 침체돼 수출이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기계금속 및 자동차부품업체들도 금융위기가 지속하면서 국내 경기가 동반 하락한다면 국내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구지역 한 절삭공구제조업체 관계자는 "자동차와 전자산업이 위축되면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절삭공구 납품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업계의 걱정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자금경색을 예상하는 기업도 많다. 지역 섬유업계는 노후설비가 많아 시설 개체를 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자금난으로 설비투자가 미뤄지는 등 투자 위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달성공단 내 한 유화업체는 최근 기술개발을 마치고 신제품을 개발하려고 하지만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 금리가 갈수록 오르는데다 담보가 없으면 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업체 대표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경제위기까지 겹쳐 중소기업들은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 이병무 지부장은 "당장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등의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지역 수출기업들은 자원부국 또는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해서 미국시장 침체를 만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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