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입시에서 대구 고교의 서울대 합격자 수가 예년보다 20여명이나 줄었고, 특히 강세를 보였던 수성구 고교들이 상당히 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부산보다 훨씬 많은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던 대구가 최근 들어 입시 성적이 부진한 것과 관련해 대구시교육청과 고교, 입시학원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얼마나 줄었나?=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08학년도 서울대 합격자(추가 합격자 포함) 가운데 대구 고교 출신은 203명으로, 2007학년도 231명, 2006학년도 227명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했던 일부 수성구 고교들은 2년 전보다 합격자 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서울대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경신고의 경우 2006학년도 입시(정원 내 최초 합격자 기준)에서 서울대에 19명을 합격시켰으나 올해는 13명으로 6명이 줄었다. 특히 덕원고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가 5명에 불과해 2년 전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대륜고 역시 올해 합격자가 11명으로 2년 전에 비해 7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비(非)수성구 고교들은 합격자 수가 일부 늘었다. 달서구의 대건고 경우 올해 8명의 합격자를 배출, 2년 전보다 5명이 늘었고, 남구의 협성고도 2년 전보다 2명 늘어난 7명을 합격시켰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특목고 출신에게 유리한 전형방법, 지역균형선발(2005학년도부터 학교별 3명 추천 가능), 보수적인 진학지도, 사설 모의고사 금지(올해 학교 자율화 조치 이후 폐지)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대륜고 이종익 교장은 "지역균형선발로 인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가 크게 늘어난 대신 기존 대도시 일반계 고교의 합격자는 줄어든 경향이 있다"며 "과학고, 외국어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특기자전형이 늘면서 대구의 일반계 고교 출신이 서울대에 합격하기가 다소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학력저하의 이유는?=그렇다면 서울의 특목고들이 서울대 입시에서 강세를 보인 이유는 뭘까? 입시전문가들은 특목고 학생들이 거의 본고사 수준에 이르는 면접과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송원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특기자전형의 심층면접과 자연계 논술의 경우 과거 본고사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면서 대구 등 지방의 일반계고 학생들이 수도권 고교와 특목고에 비해 불리한 편"이라며 "하지만 대구의 고교들이 올해부터 달라진 환경에 맞게 입시지도를 하고 있어 희망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달서구 E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매년 수시모집 인원이 늘고 있으며, 올해는 정시보다 수시 정원이 더 많은데도 아직 상당수 대구 고교들은 정시에 연연하는 것 같다"며 "학생,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도 다양한 전형방법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태의연한 진학지도 방식도 문제로 거론됐다.
수성구 A고교 교장은 "올 초 학교 자율화 조치 이전까지 대구 고교들이 사설 모의고사를 치르지 못했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시·도의 수험생들보다 실전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결론적으로 공부를 적게 시키고 덜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