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 이렇게 취업관문 뚫었다" 대학생 5인의 성공비결

전공은 기본…발품·마우스품 팔면 '바늘구멍' 뚫려

이탈리아 속담에 "소금과 충고는 요구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말이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먼저 취업에 성공한 동년배의 경험담은 가장 솔직하고 충실한 충고가 될 것이다. '바늘구멍'이라는 2008년 입사에 성공한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과정부터 팁까지 들어보자.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경북대 컴퓨터공학과 정준기(삼성전자 입사예정)

학교 선배나 동기 등 삼성에 입사한 사람들을 통해 어느 계열사로 지원해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며, 필요한 자격증 및 어학 능력은 어느 선까지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을 적성에 가장 알맞은 직종으로 판단했다. 목표가 세워진 뒤로는 추진력이 붙었다.

일반적인 공채 대신 '삼성 이공계 대학생 인턴십'을 활용했다. 매년 말 대학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 인턴십은 서류전형 및 S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 합격하면 겨울방학 동안 그룹 전체 및 계열사별로 인턴십에 참여하게 되고, 인턴십을 수료한 사람에게는 이듬해 상반기 공채 때 서류전형 및 SSAT 시험 없이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일반 공채는 서류 및 SSAT 합격자 발표 후 약 7~15일 만에 면접을 봐야 하지만, 나처럼 인턴십을 거친 경우는 면접 때까지 2개월 정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그동안 이미 입사한 선배들의 경험담과 인터넷을 통해 면접 대비 자료를 수집했고, 1주일에 두 번 정도는 친구들과 면접스터디를 하면서 실전감각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에 한해 먼저 입사한 친구에게 기술면접 대비 자료를 받아 실제로 취업준비에 큰 도움을 얻었다.

정보력에서 앞서는 사람이 취업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을 통해 다양한 취업 사례를 들어보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그려본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그리고 삼성 같은 대기업은 무엇보다 전공 지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학생의 본분에 맞게 공부를 열심히 한다면 취업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영남대 기계공학전공 김민수(대우조선해양 입사)

우리나라의 취업준비생들은 대단하다. 취업을 위해 학점, 영어, 자격증, 봉사활동, 해외연수 등 안 해본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는 만능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의식 없이는 힘들다. 목표가 있어야 의지가 생기고, 그 의지는 곧 노력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명확한 목표부터 정해야 한다.

목표설정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학교/학과, 정보, 영어, 경험, 자기소개서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학교 및 학과는 취업준비에 있어서 상당히 고려되어야 할 요소다. 수도권 학생 대부분은 수도권에 취업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지방대 출신이 수도권으로 취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탄탄한 지방기업에 취업하기는 지방대 출신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가 된다. 왜냐하면 최근 기업마다 신입사원들의 높은 이직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일 잘하는 사람보다 오래 일할 사람을 우선 채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위치한 지역에 연고가 있다면 훨씬 유리하다. 취업전략을 짤 때 이 점을 잊지 말자.

정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보수집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 희망기업에 이미 입사해 있거나 지원해본 경험이 있는 선배를 통해 얻는 것이다. 인맥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대학 취업지원실을 통해 연락처를 구해 생면부지의 선배라 하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영어실력도 필수다. 회사마다, 또 직무별로 요구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시절 다양한 경험도 중요한 잣대가 된다. 동아리활동, 스터디, 인턴, 세미나, 입상경력, 자격증 등 포괄적 경험을 쌓아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어떤 목표의식으로, 어떤 경험을 했느냐'와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느냐'이다. 목표나 배운 점이 없다면, 오히려 '생각 없는 사람'으로 간주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험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도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표현법도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다. 기업체에서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전부 꼼꼼하게 볼까 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더 명확히 알게 되고, 보다 자신 있게 면접에 임할 수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불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내가 왜 떨어졌을까?'를 고민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재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분명 자신과 궁합이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다.

◆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부 박재욱(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입사예정)

한정된 시간을 잘 관리 활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등하교 시간을 합하면 1시간 정도 되는데, 이 시간을 잘 활용해 학습효과를 높인 점이 취업준비 과정에서 재미가 쏠쏠했다.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주변에서 온갖 얘기가 들려온다.

대기업에서 이번에 신입사원 많이 뽑는다더라, 올해는 지방 공무원이 유리하다던데, 교직원이 대우가 좋다더라 등이다. 하지만 이런 뜬소문들에 휘둘려 갈팡질팡하는 것은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다. 자신이 처음 목표한 것만 바로 보며 우직하게 매진하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다.

개인적으로 전공에 관련되지 않는 자격증은 실제로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괜한 욕심으로 무더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를 바란다.

◆대구가톨릭대 영어영문학과 이혜진(삼성 에버랜드 골프문화사업부 입사)

대학 안에는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영어영문학과 부과대표를 시작으로 입학홍보대사, 취업준비 관리위원 활동을 하면서 미리 사회생활을 준비했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경주영어마을 프로그램, 기숙사 외국어연수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가해 어학실력을 쌓았고, 특히 취업부서에서 제공하는 취업교육에 부지런히 참가해 채용과정에 필요한 직접적인 스킬을 키울 수 있었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만 적극적으로 참가해도 취업의 문이 그리 좁지만은 않을 것이다.

◆영남대 독어독문학과 황혜정(현대백화점 입사)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준비에 나섰다. 내 경험으로 비춰볼 때 비슷한 진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한 각종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됐다. 토익스터디, 영어회화스터디, 토론스터디 등 각종 스터디에 모두 가입해 날마다 기본기를 다졌다. 혼자서 준비할 경우 자칫 게으름을 피우게 되거나 재미를 잃게 될 수 있는 것을 동료를 통해 차단한 것이다.

또 여러 사람이 함께 같은 목적을 향해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었던 점도 큰 힘이 됐다. 그 덕에 나만의 색을 찾을 수 있었고, 가장 적성에 맞는 분야가 '유통업'이라는 것도 알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취업전략도 보다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었다.

많은 취업준비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끝까지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도전하라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여성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기본기를 다지는 데 소홀하지 않았다면, 자신감과 적극성이라는 힘을 믿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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