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윤하

피아노를 치며 시원하고 밝은 록 음악을 선보이는 소녀 윤하(20)가 2집 '썸데이(Someday)'로 돌아왔다. 윤하의 전매특허인 '피아노록'은 이번 앨범에도 여전하다. 조그맣고 가녀린 외모는 여전히 시원한 가창력을 뿜어낸다. 달라진 것도 있다.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시도했고 재킷 사진을 통해 스무살 윤하의 성숙함을 드러냈다. 앨범에는 팝발라드, 재즈, 모던록, 일렉트로니카,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실렸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한 앨범입니다. '버라이어티'가 주제죠. 목소리 역시 다양하게 냈어요. 재킷 역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시도한 것이죠. '파격변신'이라는 얘긴 부담스러워요."

타이틀곡 '텔레파시'는 예의 윤하 스타일의 노래다. 시원한 경쾌하고 발랄한 사운드에 피아노 사운드가 덧입혀졌다. 윤하는 이번 노래 역시 피아노를 치면서 부를 예정이다.

앨범에는 프로듀서 황찬희를 비롯,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싱어송라이터 조규찬,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등이 참여해 세련된 멜로디를 만들어 냈다. 윤하 역시 "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 깊이가 깊어졌다"고 자평한다. 엔지니어 클라우디오 쿠에니, 베이시스트 크리스 체니, 드러머 매트 챔버레인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도 윤하의 앨범에 참여했다. 클라우디오 쿠에니는 미국에서 '사운드의 마술사'로 불리는 인물로 머라이어 캐리의 믹싱 엔지니어로 유명하다. 베이시스트 크리스 체니는 지난 95년부터 7년 동안 앨라니스 모리셋 밴드와 투어 및 앨범 작업을 했던 뮤지션이며 셀린 디옹, 하마사키 아유미 등의 앨범을 작업했다. 드러머 매트 쳄버레인도 데이빗 보위, 엘튼 존, 가비지, 로비 윌리암스 등의 앨범에 참여했던 파워풀한 드럼 연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이다

윤하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도 넣었다. 피아노 소품인 '포 카타리나(For Catharina)'와 '미워하다'가 윤하의 곡이다. "'카타리나'는 천주교 신자인 제 세례명이에요. 전에 라디오에서 즉흥곡을 만들어 피아노 연주를 한 적이 있는데 누군가가 이것을 파일로 만들어서 '포 카타리나'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더라고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이번 음악에 사용했어요. 저 자신을 위한 위로의 노래죠."

윤하의 앨범에는 영어로 부른 노래 'My Song and...'도 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않는 이상 가수가 자신의 앨범에 영어 노래를 넣기는 쉽지 않은 일. 그런데 윤하는 꽤 괜찮은 발음으로 영어 노래를 삽입했다.

"이번 앨범을 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힘들어서 영어로 했어요. 외국인 뮤지션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습니다. 꽤 잘 했다는데요,(웃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윤하가 이번엔 무대에서 춤을 춰 줬으면 하는 바람에 살짝 다른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제가 원래 소속사에 춤으로 들어갔어요. 팝핀도 춘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안 춰서 그런지 이젠 못하겠어요. 너무 기대는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전 일본 오리콘 차트에 올라 눈길을 모았던 윤하. 그만큼 일본에서도 활동을 많이 한다. 일본 관광청의 관광홍보 영상에 등장해 일본 관광의 매력을 한국인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영화 '이번 일요일에'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윤하는 이 영화에서 한국인 유학생 역할을 맡아 인간미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내년 초에는 이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을 한다. 윤하는 영화 출연을 통해 연기의 맛도 알게 됐다.

"한국어로 연기하는 것도 힘든데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연기하려니 쉽지 않았어요. 유학생 역할이라 처음에는 일본어를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점점 잘 해야했죠. 힘들었지만 얻은 것도 많아요. 원래 연기를 하겠다는 꿈은 없었는데 연기를 해 보니 표현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무대를 위해서도 연기를 하는 게 나쁘지 않아요. 가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계속 연기를 해 볼 생각이 있어요."

이 끼 많은 소녀는 연기 뿐 아니라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준비를 철저히 해서 단독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머릿속에는 벌써부터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 콘셉트가 꽉 들어차 있다. 뮤지컬도 욕심이 나고 라디오 DJ는 꼭 해보고 싶다. 음악 공부를 더 많이 해서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꿈도 있다. 음악 실력이 더 쌓이면 영화음악감독이 되고 싶은 윤하.

스무 살 윤하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만난 날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에 다니는 그녀는 바쁜 와중에 열심히 공부까지 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꽤 학교에 나갔어요. 일본어를 잘 하긴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일본어 고전문학사나 시대별로 다른 일본어의 모습은 참 재미있어요. 그래서 학업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아요."

윤하는 눈 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지만 피곤하다고 불평 한번 하지 않는다. 그만큼 악바리고 완벽주의자다. 사랑 노래를 부르는 윤하지만 연애는 남의 일. 한동안 윤하는 그냥 음악과 무대에 빠져 팬들만 만날 생각이다.

오미정 별의 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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