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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자·구직자 '재기의 장' 대구직업전문학교 인기

▲ 대구직업전문학교 전산응용가공 과정 교육생들의 실습이 한창이다. 박재훈(36) 지도교사는
▲ 대구직업전문학교 전산응용가공 과정 교육생들의 실습이 한창이다. 박재훈(36) 지도교사는 "눈높이만 낮추면 취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청년 실업자나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뿐 아니라 재기의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17일 오후 북구 칠성동 '대구직업전문학교' 지하 2층 전산응용가공 실습실. 10여명의 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 채 기계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늦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면학 분위기는 여느 학교에 못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학생들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는 것. 이곳 문강기 훈련부장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공돌이 양성소'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사설학원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대표 직업능력개발기관인 대구직업전문학교가 청년 미취업자, 재취업 구직자를 위한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직업전문학교'는 노동부가 지정하고 교육비와 훈련수당 등을 지급하는 기관으로 대구에만 30개가 넘는데, 대구직업전문학교는 1986년에 인가를 받고 문을 열어 역사와 규모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일에는 '2008직업능력의 달'을 맞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대구직업전문학교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15세 이상 실업자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20·30대가 가장 많지만, 40대 이상 교육생들의 숫자도 만만찮다. 올해 상반기 전체 교육생 665명 중 17%가 40대 이상이었다. 대구직업전문학교 측은 "IMF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면서 특히 40대 이상의 교육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60대 이상 수강생도 많다"고 말했다.

기술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만~30만원의 훈련수당까지 받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전산응용가공 과정에 수강 중인 김진열(31)씨는 "CAD(컴퓨터 응용 디자인) 업체에서 5년 정도 일했는데 더 나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사표를 쓰고 CAM(컴퓨터 응용 가공)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며 "현장 실무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20여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린다. 교육과정은 정보통신시스템, 광통신, 전기계측제어 등 최근 수요가 많은 업종에서부터 꾸준히 인기가 있는 자동차 정비까지 다양하다. 사진, 통역, 전산과정도 인기다.

대구직업전문학교 강연주 관리이사는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미취업·실업자들의 구직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취업·구직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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