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 KBS 1TV '왕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왕과 왕의 아버지, 무엇이 그들을 갈라놓았을까

아들은 아버지가 죽은 뒤에도 그의 죽음을 배웅하지 않았다. 고종과 흥선대원군. 부자의 엇갈린 길은 죽어도 화해할 수 없는 정치적 라이벌이 되고 만다.

KBS1TV 한국사전(傳)은 20일 오후 8시 10분 '왕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을 방송한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은 일시적으로는 외세의 침략을 저지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서구 열강이 몰려드는 중요한 전환기, 고종의 개화정책에 걸림돌이 된다. 아버지는 고종에게 끊임없이 넘어야할 산(山)이었다.

임오군란의 사태수습을 위해 9년 만에 아버지와 아들이 만났다. 그러나 임오군란의 주모자로 여겨진 흥선대원군은 정국 수습 후 33일 째 되던 날, 청에 의해 중국의 천진으로 납치되고 만다. 3년 1개월이나 걸린 천진에서의 억류생활. 그러나 고종은 아버지의 송환을 위한 교섭을 하는데 별다른 의욕이 없었다. 오히려 고종은 대원군의 연금시기를 아버지의 정책을 폐기하는 기회로 삼는다.

대원군은 운현궁으로 돌아오자 연이어 주한 외교사절단을 초대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운현궁의 대문이 잠겼다. 고종은 대문 밖에 관원을 배치시켜 운현궁의 출입을 통제했다. 국왕의 명을 전하는 것 이외에는 외부인이 대원군을 만날 수 없도록 했다. 사람들로 붐비던 운현궁은 바람만 떠돌았다.'매천야록'에는 이 시기에 대원군을 암살하려는 자객이 운현궁으로 침입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한다

'한국사전(傳)'은 이들 부자의 고집과 반목을 통해 개인의 비극을 넘어 개항기 우리 역사의 비극을 그려낸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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