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불안했으나 마무리는 화끈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대구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전병호가 초반에 무너졌으나 18안타를 친 폭발적인 타격을 앞세워 14대2로 대승, 남은 8경기에서 4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이날 모든 투수에게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대기시켰다. 5위 한화 이글스에 1.5경기 차로 앞서 있는 가운데 다음주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롯데 자이언츠와 2경기, 두산 베어스와 3경기를 24~28일 동안 잇따라 갖기 때문에 이날 승리를 거둬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두 팀과 맞설 수 있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선발 등판한 베테랑 전병호는 1회초부터 흔들렸다. 선두 타자 이종범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은 데 이어 김원섭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이재주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 먼저 2점을 빼앗겼다. 결국 전병호는 공 14개를 던지는 동안 아웃 카운트 1개만 잡은 채 1/3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안지만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하지만 삼성은 1회말 역전에 성공, 얽힌 실타래를 바로 풀어버렸다. 강봉규(4타수 2안타 3타점)의 우중간 2루타와 양준혁, 진갑용의 볼넷 등으로 잡은 2사 만루 기회에서 박진만(4타수 2안타 4타점)이 친 타구를 KIA 중견수 유재원이 앞으로 몸을 날리며 잡으려다 빠트려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박진만은 3루에 안착, 3대2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최형우(4타수 3안타 1타점)의 1타점 2루타, 신명철(5타수 4안타 1타점)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5대2로 달아났다. 3회말 조동찬(5타수 3안타 2타점)과 진갑용(2타수 2안타 2타점)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치고 박진만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5점을 더해 10대2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부가 기울었다.
4회말 강봉규는 왼쪽 담장을 넘는 3점포로 일찌감치 대승을 자축했고 마운드에서는 윤성환, 배영수, 이상목 등 선발 요원들이 등판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여유를 보였다. KIA는 선발 투수 양현종이 2이닝 동안 볼넷 4개와 안타 5개를 내주며 5실점, 기세가 꺾였고 이후 젊은 투수 5명을 차례로 나섰으나 삼성의 화력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통산 339홈런을 기록 중인 삼성의 양준혁은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한화 장종훈 코치가 갖고 있는 개인 통산 최다 홈런(340개) 기록 경신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대신 2회말 중전 안타로 시즌 100안타를 채우며 1993년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 시즌 100안타 이상(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을 기록한 첫 선수가 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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