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권 고교들은 단연 수성구에 편중돼 있었다. 하지만 일부 비(非) 수성구 고교들과 특목고들이 치밀한 입시전략에 힘입어 수성구보다 더 많은 합격자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국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구에서 80명 이상을 서울대에 합격시킨 고교는 경신고(203명), 대륜고(171명), 덕원고(156명), 능인고(120명), 오성고(114명), 협성고(113명), 경북고(109명), 경일여고(102명), 정화여고(89명), 계성고·영남고(87명), 대구과학고(86명) 등 12개교이다. 이들 고교 중에는 수성구가 7개교로 가장 많았지만, 남구의 협성고와 경일여고, 중구의 계성고, 달서구의 영남고 등 비 수성구의 4개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달서구의 대건고는 2007년 9명, 2008년 8명을 입학시키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 고교의 공통점은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에서 합격자를 많이 배출했다는 점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수성구 고교가 정시모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비 수성구 지역 고교들은 상대적으로 내신에 유리한 측면을 충분히 활용해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제에 적극 지원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교사와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측면도 있지만 수시나 특기자 전형 등 달라진 입시전형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최근 들어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내신과 특기사항 등을 우선 고려해 선발하는 전형을 늘리면서 비 수성구 고교들이 약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볼 때 비 수성구 고교라고해서 입시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한 수성구 고교가 학생들에게 경쟁심을 유발한다면 비 수성구 고교는 내신 성적에 유리하며,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수성구 고교보다 앞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구 A고교의 경우 고교를 배정받기 전에 수성구에서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겨 입학한 학생이 한 학년에 40~50명에 이르기도 한다.
경일여고 반기동 교장은 "중학교 입학생 배치고사 점수를 보면 상위 10%의 비율이 수성구가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높은 게 현실이지만 수성구와 비 수성구의 고교의 우열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수성구 A고교 교장도 "결국 학력수준은 우수한 교사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최근 3년간(2006~2008학년도) 대구 특목고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 기간 동안 대구과학고는 26명의 합격자를, 대구외고는 24명을 각각 배출했다. 과거와 달리 학교와 학생들이 올림피아 등 특기자 전형에 중점을 두는 데다 면접구술 시험 등 변화된 입시전형에 따라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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