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일까, 아니면…'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세계에 파장을 미치면서 국내에서도 '집값 거품론'의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주택에 대한 부실 담보 대출이 미국 경제 위기를 초래한 만큼 몇년간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한국 부동산 시장'도 근본적으로 부실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데다 최근 수도권까지 상륙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결국은 '거품'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위기론의 근거다.
또 이 같은 '집값 거품론'은 '집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떨어진다면 얼마나, 언제까지 더 하락할까. 가을철 이후 집값의 향방을 알아보자.
◆서울과는 다른 대구 집값
국내 주택가격 붕괴의 가능성은 지방보다는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과 일부 신도시를 중심으로 유발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주택 가격 상승폭이 지나치게 높은 탓이다.
국민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주택 가격 동향을 보면 이 같은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값 변동률을 비교해 보면 상승률이 188%에 이르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인 2003년부터 지금까지 변동률도 65%에 달한다.
수도권은 2000년부터는 147%, 2003년과 비교하면 59%가 올랐다.
그러나 전국 아파트 값은 2000년과 대비하면 96%,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는 변동률이 39%로 서울 및 수도권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대구 집값은 얼마가 올랐을까.
2000년부터는 50.7%, 2003년을 기점으로 보면 14% 상승했다. 그동안 오른 물가를 감안하면 물가상승률 정도의 자연 상승에 그친 셈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수도권 집값은 최근까지 상승 행진을 이어왔지만 대구는 2006년을 기점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대구는 2006년 6월부터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말 아파트 가격이 3년 전인 2005년 7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서울은 지속적인 상승 행진을 하면서 2005년 7월과 비교하면 지난달말까지 38%나 가격이 상승했다.
결국 '거품 붕괴'나 '가격 추가 하락'의 가능성 여부를 따져 볼때 서울과 대구를 비롯한 지방은 기본적인 시장 구조가 다르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언론에서 집값 하락 가능성에 대해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수도권 중심의 이야기"라며 "대구나 부산 등 지방은 이미 2006년부터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집값이 큰폭으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 수도권 집값이 전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때 침체된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느려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 가을철 지역 주택 가격은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심각한 '경제 위기'가 오지 않는 이상 현재의 지방 집값이 바닥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통계상 수치보다 대구 부동산 가격의 실질적 가격 하락폭은 더욱 심각하다"며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낮았던 2006년 분양 아파트 상당수가 마이너스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이상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주택 가격 하락은 참여정부의 규제를 시작으로 단기간의 아파트 과잉 공급과 지역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가능한 악재가 이미 모두 반영된 상태며 서울발 부동산 값 하락이라는 추가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히려 신정부가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가 올 가을철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택 가격은 서서히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한라주택 최원근 상무는 "정부가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에 이어 종부세 기준을 6억에서 9억으로 상향키로 함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이 사라졌고 이에따라 주택 투자 수요가 참여정부 이전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택 시장 회복에 발목을 잡는 금리인상과 경기 악화란 '쌍끌이 악재'에 대한 불안감만 해소된다면 대구를 비롯한 지방 집값은 '추가 하락' 보다는 '바닥 탈출'쪽에 무게 중심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대한공인중개사 협회 권오인 자문위원은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매수 심리는 상당히 살아나고 있지만 심리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아 실거래로는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거래가 줄어 대기 수요가 상당히 많은 만큼 한 두가지 계기가 나타난다면 거래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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