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의 워런 버핏' 이채원의 "주식 투자 이렇게"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누적 수익률을 올려내면서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채원(44·사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2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을 찾았다.

한국투자증권 영남지역본부(본부장 박덕하)가 주최한 'VIP고객 자산관리 세미나'에 참석한 그는 "하락장에서의 공포, 상승장에서의 탐욕을 이길수 있는 사람이 투자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11년전 외환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은 아닌지?

1997년에 원화가치만 약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든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다. 또 10년전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1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천400억달러다. 전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많은 달러를 갖고 있다. 환율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시간이 가면 안정될 것이다.

기업들의 곳간에 돈이 마른다는데 10년전엔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평균 709%였으나 지금은 192%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이익규모도 당시보다 30배 이상 많다. 결국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

▷지금이 주식을 살 때인가?

심리적으로는 공포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주가는 이미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 L자형 침체가 올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라도 주가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턴'을 할 것이다. 지금 영역이 어디에 있느냐를 묻는다면 '매수'의 영역에 있다고 대답하겠다. 주식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 어떤 주식이든 기다린다면 반등에 성공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부동산보다는 채권이, 채권보다는 주식의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더 높았다.

▷어떤 주식을 살까?

향후 이 주식이 오를 것 같다는 예감을 하고 투자하는 것을 '모멘텀 투자'라고 한다. 반대는 '가치투자'다. 내재가치에 주목해 현재가치가 내재가치보다 떨어져있다고 판단하면 사는 것이다. '모멘텀 투자'를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문에 차선책으로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1999년, 나는 롯데칠성 주가가 10만원일때 30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고 투자했다. 시간이 흘러 주가는 더 내렸고 7만원까지 떨어졌다. 공포가 밀려왔다. 그러나 롯데칠성 주가는 이후 5년동안 한때 180만원까지 가기도 했다. 공포를 이겨낸 가치투자가 승리한 것이다.

▷펀드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펀드 시장에서 적립식 비율이 60%를 넘는다. 아주 높은 수준이어서 튼튼하게 버텨나가고 있다. 환매도 별로 없다. 이제 투자자들이 기다릴 줄 아는 '현자(賢者)'가 된 것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켜던 중국 펀드에 대해 고민도 많을 것인데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누구나 성장통을 겪는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회복세까지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중국에 두고 있다면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면 기다려라.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이채원=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전무를 거쳐 부사장에 올랐다. 이 회사의 펀드 총괄 운용책임자로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내놓은 '한국밸류10년투자 주식형펀드'의 경우, 최근 2년간 수익률 28.74%를 달성해 전체 운용사 중 최근 2년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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