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 클리닉]걸어라 그러면 빠질 것이다

추석날, 집에서 TV를 보던 은행원 이훈재(39)씨는 홈쇼핑 채널에서 뱃살빼기 운동기구를 충동구매했다. "그냥 배에 두르고 다니기만 하면 뱃살이 빠진다는 거예요.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데 잘 됐다 싶었죠. 5년 전에는 32인치도 넉넉했는데 요즘엔 35인치도 겨우 들어갈 만큼 뱃살이 불었거든요." 이씨는 "배 좀 집어넣어라는 놀림에 지쳤다"며 "어떻게든 뱃살을 빼고 싶다"고 했다.

복근 강화용 운동기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운동기구 만으로도 쉽고 편하게 뱃살을 뺄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는 직장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기구로 만으로 뱃살을 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직장인의 뱃살은 그냥 붙은 게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음주'흡연, 운동량 부족 등이 겹쳐 생겨난 것이다.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는 한 뱃살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복부비만이란

일반적으로 남자는 허리 둘레가 90cm(35인치) 이상, 여자는 80cm(31인치) 이상이면 복부 비만이다. 좀 더 엄격한 복부비만 측정 기준은 배와 엉덩이의 둘레비율로, 배꼽 부위의 배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눠 남자는 0.95 이상, 여자는 0.8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이 같은 복부비만은 성인병의 주범이다.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성인병을 유발하고, 유방암'대장암 등 암에 걸릴 확률까지 높인다.

복부비만은 생활습관병

뱃살은 불규칙한 생활습관 때문에 불어난다. 출근 시간을 맞추느라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이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에 과식하기 십상인 것. 잦은 회식도 문제. 술을 많이 마시면 자체 칼로리도 문제지만 기름진 안주까지 마구 먹게 돼 뱃살이 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것보다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운동기구로 한순간 뱃살을 줄인다 해도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그대로라면 금방 다시 찌고 마는 이치다.

걸어라 그러면 빠진다

생활습관을 바꿨다면 그 다음에는 걷기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운동이라 불리는 걷기는 뱃살을 빼는데도 그만이다. 일주일에 3회 정도 한번에 30분 이상 걸으면 체지방이 감소하고 자연스레 뱃살이 빠진다. 뱃살을 빼는 효과적인 걷기 방법으로는 노르딕 워킹이나 파워 워킹을 들 수 있다.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노르딕 워킹은 핀란드 등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화한 걸음걸이법. 양손에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를 짚고 걷는데, 뱃살빼기 효과뿐만 아니라 팔'가슴'허리'어깨 등 상체 주요 근육도 단련할 수 있다. 파워 워킹은 말 그대로 아주 빨리 힘차게 걷는다는 의미.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복부와 팔뚝, 허벅지 부위의 군살을 빼는데도 효과적이라 다이어트 여성들에게도 인기.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대고 발바닥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발을 뗄 때는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간다. 다리는 양 무릎을 일자로 거의 스칠 정도로 이동시키고, 팔꿈치는 L자나 V자 형태로 힘차게 흔들며 보폭을 크게 하는 것 보다 짧고 빠른 걸음을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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