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네팔을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가 있기 때문이다. 총 길이 2천400km에 이르는 히말라야산맥은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눈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의 복합어이다. 히말라야산맥은 네팔을 비롯하여 인도·네팔·티벳·파키스탄 등지에 걸쳐 뻗어있으며 네팔의 경우 세계 10대봉 가운데 8개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어렵지 않게 트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타 국가들에 비해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히말라야 중부에 위치한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진 안나푸르나는 8천m 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14좌 중 하나인 8천91m의 안나푸르나 제1봉을 비롯해 안나푸르나 제3봉(7,555m)·제4봉(7,525m)·제2봉(7,937m)과 강가푸르나(7,455m) 등 7천m 이상의 고봉들이 줄지어선 곳으로 에베레스트 지역과 달리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가지고 있어 네팔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지역으로 손꼽힌다.

에베레스트가 웅대한 남성적인 매력을 가진 곳이라면 안나푸르나는 아담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가진 곳이라 할 수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은 네팔 중부 제일의 관광도시인 포카라를 기점으로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개발돼 있다. 대표적인 코스로는 안나푸르나 등반대의 전진베이스캠프인 ABC (Annapurna Base Camp:이하 ABC로 표기) 코스와 안나푸르나 산군 주변을 일주하는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코스를 들 수 있다. ABC는 전문 산악인들이 정상을 올라가기 위해 준비하는 베이스 캠프로 4천130m에 자리하고 있으며 ABC 코스는 포카라에서 시작해 베이스캠프가 있는 곳까지 같은 길로 갔다가 같은 길로 내려오며 보통 왕복에 6~8일 가량 걸린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는 안나푸르나산을 중심으로 시계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중간에 해발 5천146m의 쏘롱라(Thorung La Pass)를 지나야 하며 코스에 따라 10~20일 정도가 걸린다.

대부분의 아시안 여행자들은 ABC 코스를 선택하지만 '신의 작품' 을 더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다면 라운드 코스를,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라면 2박3일로도 안나푸르나를 느끼기에 충분한 포카라~담푸스나 포카라~고레빠니~푼힐 전망대 트레킹 코스를 추천한다. 트레킹 시작 지점과 코스 중간 중간에 위치한 체크 포인트에서 입산 허가증을 검사하므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포카라의 댐사이드 입구에 위치한 '안나푸르나 자연보존계획협회'인 A.C.A.P.(Annapurna Conservation Area Project)에서 입산 허가증을 만들어야 한다. 입산 허가증을 발급 받기 위해서는 여권과 사진2장 그리고 2천 네팔루피(약 2만7천원)가 필요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포카라 시내에서 파는 안나푸르나 지도를 보면서 가도 될 정도로 복잡하지 않아 가이드를 고용할 필요가 없지만 이것저것 챙길게 많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장기 산행의 특성상 포터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포터 고용비용은 하루에 8~10$로 현지 물가로 계산하자면 꽤나 큰 금액이지만 트레킹 내내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포터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포터와 가이드는 포카라의 레이크 사이드 주변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하거나 직접 길거리에서 수배할 수도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생전 처음 접하는 높은 고도에서 오랫동안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만 진정으로 산을 좋아하고 히말라야 설산을 가슴 가득히 담고 싶다면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볼만한 곳이다. 김종욱(여행가)

[트레킹 준비물과 주의사항]

트레킹에는 겨울옷·트레킹화·침낭 등이 필요하다. 침낭은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지만 잠을 청하는 숙소인 롯지의 경우 난방시설이 열악하므로 꼭 준비해야 하며, 일교차가 심한 구간도 있기 때문에 여름옷도 필요하다. 또한 낮 동안 햇살이 매우 따갑게 내리쬐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선크림도 준비해야 한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포카라의 여행사나 상점에서 의류·신발·침낭 등을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다.

숙식의 경우 트레킹 코스 곳곳에 롯지가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객실 수가 넉넉지 못하므로 늦게 도착하거나 단체팀과 코스가 겹치는 경우 주방이나 창고에서 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있어 가장 큰 적은 고산병이다. 고산병은 특별한 약이 없으므로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여유롭게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 체력과 등산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고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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