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후 부단한 자기계발과 노력으로 전문화된 직업을 갖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정착한 결혼이주여성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결혼 3년째인 엠마(27·구미 비산동·필리핀)씨. 필리핀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지난 4월부터 원어민 영어강사로 나서 구미 지역 어린이집과 공부방 등에서 주 4시간 이상 영어를 가르친다. 또 경북도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인형극 활동 및 다문화 강사로 일한다. 강사료 등으로 월 200만원을 버는 엠마씨는 "저축을 하고 모국의 어머니께 용돈도 보내 드려 너무 좋다"며 "한국 세상 밖으로 완전하게 나온 것 같아 한국생활에 자신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만 2년이 된 카툰(34·태국)씨. 태국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카툰씨 역시 구미 지역 2개 유치원에서 영어강사와 다문화 강사 등으로 월 150여만원을 번다. 그는 "월 100만원의 적립형 펀드에 가입, 알뜰히 저축하고 있다"며 "내 수입이 생겨서 그런지 결혼생활도 더 화목해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결혼 4년째인 티탄(가명·26·베트남)씨는 구미 지역 기업체 등에서 베트남어 강의로 월 180여만원을 번다. 결혼 4년째인 에리카(33·구미·몽골)씨는 울란바토르 대학에서 초등 교육학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다음달부터 몽골어 강사 및 다문화 강사로 나선다. 에리카씨는 "적응하기 힘들 것 같던 한국에서 직업을 갖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좋아했다.
이들 결혼이주여성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 것은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가정만들기'가 운영하는 구미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의 도움 덕분이다. 이 센터는 직업교육을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해 준다. 영어와 베트남어, 중국어 등 모국어 강사,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창단한 다문화 인형극단,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베이커리'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엔 태국 발마사지와 간호조무사 교육과정을 준비 중이다. 이 센터의 직업교육을 통해 현재 고정 수입을 가진 결혼이주여성은 17명에 달한다.
'아름다운 가정만들기'의 장흔성 대표는 "가계 도움은 물론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도 제고, 우리사회에 빠른 정착 등을 위해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주여성들의 사회 활동에 남편들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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