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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어린이 초청 '사이언스 투어' 인기

▲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로보뮤지엄에서 춤추는 로봇들 등을 보고 신기해하는 송원초교 아이들.
▲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로보뮤지엄에서 춤추는 로봇들 등을 보고 신기해하는 송원초교 아이들.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다. 땅이 작고 인구가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다.'(이준 열사)

지난 2006~2007년 도시 어린이들에게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농촌체험-가자! 생명의 땅으로'를 진행,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매일신문사는 올해 농어촌 어린이들을 초청, 지역의 과학인프라를 둘러보는 '사이언스 투어'를 마련했다.

본지 창간 62주년을 기념, 경북도와 함께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도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두 8차례에 걸쳐 대구·포항·경주·구미·안동 등지의 첨단 과학연구시설을 찾아 과학문화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게 된다. 사회·문화적 환경이 열악한 벽지 어린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지식기반경제시대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1박2일 체험을 따라가본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지난 25일 아침 군위 소보면 송원초교 운동장. 전교생이라야 71명이 전부인 산골학교에 모인 코흘리개들의 표정에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특히 내년에 졸업하는 6학년 9명에게는 초교 시절 마지막 수학여행이어서 기쁨이 두배였다. 학생 수가 적은 탓에 이 학교는 3년에 한 번씩 4·5·6학년을 모아 수학여행을 가기 때문이다.

이날 권오룡 교장과 교사·학부모들의 전송을 받으며 4·5·6학년 41명을 태운 채 출발한 버스가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매일신문사 본사. 편집국과 신문전시관을 둘러본 아이들은 "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기자가 즉석에서 '이세호 군, 매일신문에 오다'란 제목으로 만든 신문을 선물받은 이세호(12)군은 "어른이 되면 꼭 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박정숙(11)양은 "매일신문에서 독도에 기자를 파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말했다.

경주 신라역사과학관에서 석굴암·첨성대 모형을 보며 선조들의 빼어난 과학정신에 감탄한 아이들은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로보뮤지엄에서는 노벨상을 꿈꿨다. 말하는 로봇과 춤추는 로봇, 강아지 로봇 등을 보며 첨단과학을 직접 체험한 김형길(10)군은 "우리나라의 과학 역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며 "사람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튿날 이어진 포항 가속기연구소·등대박물관·경북도 과학교육연구원 견학에서 아이들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과학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고 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에서는 태평양으로 뻗어나가는 호연지기를 키우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박재완(37) 4학년 담임교사는 "짧은 일정 탓에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웠지만 이틀 동안 경험한 과학 체험들은 앞으로 학생들의 장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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