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가을야구 윤성환 어깨 믿는다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윤성환(26)에게 올 시즌은 각별하다. 지난 시즌 군복무를 마친 뒤 복귀,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환해 안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활약으로 윤성환은 올해 불펜의 중심인 정현욱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삼성 마운드를 책임질 '키 플레이어'로 꼽히고 있다.

뛰어난 선수들일수록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돼 있기 마련. 시키지 않아도 개인 훈련을 거르지 않는 정현욱처럼 윤성환도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투수다.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하던 시절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면서 휴가를 몰아뒀다가 지난해 소집 해제되기 직전 삼성의 전지 훈련에 참가할 정도로 투지를 불살랐다.

6월 1군 마운드에 복귀한 뒤 윤성환은 당당히 삼성의 '필승 계투조'에서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속 140㎞대 중반의 빠른 공과 폭포수처럼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36경기에 나서 3승무패8홀드, 평균자책점 1.04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는데 부상에 시달린 권오준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였다.

올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불안했으나 선발 투수라는 새 옷을 갈아입는 데도 성공했다.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바람에 9승(11패)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87로 삼성의 선발 투수진 중 제일 좋았고 가장 많은 이닝(130과 1/3이닝)을 책임졌다. 7이닝 이상 4차례 던지는 등 경기 운영 능력도 나아졌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한 배영수(9승8패, 평균자책점 4.72)가 아직 제 구위를 찾지 못하고 외국인 투수들이 실망감만 안겨준 채 떠난 가운데 윤성환은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게다가 권오준, 권혁, 안지만 등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질 때는 정현욱이 고군분투 중인 불펜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등 삼성 마운드의 기둥이 됐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삼성으로서는 실질적인 에이스 윤성환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마운드 운용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윤성환은 선발로 나선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고 불펜에서는 4.97에 그쳤다. 하지만 18, 21일 구원 등판한 KIA, LG전에서 모두 3과 1/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 불펜에서의 능력이 여전함을 증명했다.

삼성 선발 투수진은 배영수, 존 에니스, 윤성환, 전병호, 이상목.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들 모두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수도 있으나 전병호와 이상목의 구위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윤성환을 뒤에 대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들이 경기를 잘 풀면 길게 끌고 가지만 초반에 흔들리면 바로 윤성환을 투입, 3~4이닝을 맡기는 작전이 그것.

삼성은 강력한 타선으로 대량 득점을 하는 팀이 아니다. 팀 도루도 최하위(56개)로 1위인 두산(193개)처럼 대세인 '뛰는 야구'를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마운드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어떤 식으로 활용하든 윤성환이 굳건히 버텨야 더 높은 곳으로 달려갈 수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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