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러 양국 발전의 재출발 계기로 삼아야

한국과 러시아가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경제 분야에만 국한됐던 양국 협력 관계를 정치'외교'군사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는 데 합의한 것이다. 상호 전략적 중요성에도 수교 20년이 다 되도록 부진했던 양국 관계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중 상대적으로 우리와의 관계 발전이 더딘 나라였다. 1990년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제자리걸음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정체됐다. 게다가 올 들어 주한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당국의 수사에 맞서 러시아 정부가 한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불상사까지 불거져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양국 간 소외 감정과 외교적 마찰로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이번에 양국 관계 격상을 통해 재출발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번에 양국은 26건의 각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공동 준비를 비롯해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공동추진, 한'러 철도 연결, 북핵 문제 해결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합의했다. 국내 소비량의 20% 수준인 연 750만t 규모의 천연가스를 2015년부터 도입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런 합의는 양국 관계 재설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가 간 협력 동반자 관계는 철저한 상호 이해와 신뢰에서 출발한다. 적극적 협력이 전제된 균형관계를 무시하고 어느 한쪽의 양보나 언제 틀을 깰지 모르는 불안한 관계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 그래서 서로 득이 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러 양국은 과거처럼 수많은 합의를 하고도 말뿐이거나 일방적으로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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