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수장 첫 수뢰 수사…道교육청 신뢰 치명타

조병인 경북도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자 교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교육계는 지역 교육감이 뇌물 수수 혐의를 받기는 처음인데다 이번 일로 교육행정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잃어버릴까 우려하고 있다.

30일 오전 조 교육감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도교육청 간부들은 사상초유의 사태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소환 전까지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믿고 있던 직원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도교육청 직원 A씨는 "과거부터 경도학원은 운영자의 전횡으로 학내분규 등 문제가 많아 모두 꺼리던 곳인데 교육감이 돈을 받았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이서중·고교에 대한 감사를 벌일 때도 재단이나 학교 관계자들과 일절 식사를 하지 않는 등 조심하는 곳"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조 교육감의 소환은 경북도 교육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감이 구속돼 기소될 경우 공약 사업이나 중장기 사업이 중단되거나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도교육청 한 간부는 "교육감이 없을 경우 기존 사업도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교조 경북지부 관계자는 "전교조에서 경도학원에 대해 계속 문제 제기를 했는데 도교육청은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를 거의 하지 않아 의구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이 구속 기소될 경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하게 되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면직된다. 면직될 경우 임기가 1년 이상 남게 되면 보궐선거를 치른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 경도학원은 어떤 곳?

2000년 9월 재성학원이 운영 중인 청도 이서중고교를 인수하면서 설립된 학교법인이다. 경도학원이 인수한 뒤에는 한때 명문으로 통하던 이서중고 이미지는 크게 떨어졌다. 이사장 아들이자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A씨가 수시로 학교 운영에 개입했고 이에 반발하는 전교조 출신 교사 8명을 불성실 등의 이유로 2001년부터 3년 동안 해임 및 정직시켰다. 이 때문에 2003년에는 학생, 학부모들이 재단 퇴진 운동을 벌이는 등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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