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20원대로 폭등하면서 지역 섬유업계가 희색이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6.50원 폭등한 1,22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3년 4월 25일 1,237.80원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 성서공단 내 한 섬유업체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환율이 연일 올라가면서 환차익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 최근 외국 바이어와 10만달러 수출계약을 맺었는데 환율이 달러당 200원씩 올라 계약 당시보다 2천만원의 추가이익을 보게 됐다.
이 업체 대표는 "섬유업계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수출업체들은 원가부담을 급등한 환율로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생산물량을 수출로 푸는 섬유업계에서 현재 환율 급등상황이 10년 전인 외환위기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섬유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섬유업계가 환율 급등을 호재로 삼아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올 들어 7월까지 대구경북지역 섬유류 수출은 16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0% 증가했다. 대구지역은 지난해에 비해 9.2%, 경북은 34.3% 증가했다.
특히 올 들어 7월 말까지 대구경북 대미 전체 섬유류 수출액은 1억8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증가했다. 대구경북 전체 섬유류 총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이다.
섬유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 섬유업계 한 대표는 "환율 급등으로 호재를 맞고 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 경기가 침체되면 수출물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 관계자는 "환율 급등 호재를 맞아 설비 투자에 힘을 쏟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나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섬유 원자재를 구입하는 수입업체는 힘겹다. 대구 한 섬유업체는 원/달러 환율이 950원이던 올 초 10만달러의 달러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환율이 1,200원대로 폭등하면서 2천500만원의 추가부담이 생기게 됐다. 12월까지 은행에 상환하려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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