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수철 중고농기계 '귀하신 몸'

추수철을 맞은 요즘 농촌지역에서 중고농기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경기침체와 비료·유류 등 영농자재값 인상 등 경영압박으로 인해 고가의 새 농기계 대신 중고농기계를 찾는 농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농가들도 내구연한이 도래하거나 넘어 교체시기가 됐지만 경영비 부담 때문에 신제품 구입을 미루고 웬만하면 고장난 중고농기계를 수리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정부의 농기계구입자금을 융자받은 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농가들의 경우 10월부터 농협이 시행하는 '농기계 은행사업'을 활용해 자신의 중고 농기계를 농협에 매각한 후 다시 이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농기계를 사용하겠다는 농민이 늘고 있다.

특히 농협에서 매입해 싼값에 임대해주는 농기계는 트랙터와 승용이앙기, 콤바인 등 3개 기종으로 농기계 값이 비교적 비싸 농가부채가 많은 수도작용 대형 농기계들이다.

이처럼 중고농기계를 매입을 희망하는 농가는 많지만 매물은 많지 않아 거래는 줄고 가격은 예년보다 20~30% 정도 높게 형성되는가 하면 중고농기계 수리센터도 호황을 맞으면서 북적이고 있다.

칠곡군 약목면 A중고농기계 수리점 관계자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중고농기계가 인기를 끌면서 주말 휴무는 고사하고 밤늦게까지 야간작업을 하지 않고서는 주문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농기계 판매율이 뚝 떨어지는 대신에 중고농기계를 사려는 농가의 주문이 줄을 잇고 있지만 매물이 거의 없고, 내구연한이 2, 3년 남은 쓸 만한 제품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실정이다.

인터넷을 통한 중고농기계 매매에도 농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고농기계 거래 사이트는 중고농기계 구입을 위해 하루에도 평균 조회수가 3천~5천건에 달하고 거래성사도 트랙터와 콤바인 등 대형 농기계 위주로 30여대에 달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황석재 팀장은 "그동안 농기계 관리상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후봉사 등이 많이 개선됐고, 농가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아 중고농기계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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