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 맹부·맹모 다이어리] 두 자녀 영재교육원 입학시킨 최금희씨

"사교육? 쉽고 즐겁게 공부하도록 이끌었죠"

▲ 최금희씨는 자녀들에게 학교는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며, 즐기는 곳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 최금희씨는 자녀들에게 학교는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며, 즐기는 곳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대구 학남초등학교 교사 최금희(42·여)씨. 그녀는 교사라는 직업 이전에 두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로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은 여느 부모들과 같다. 한 가지 차이를 찾는다면 사교육에 대한 '남들과 다른 생각'이라고나 할까. 그녀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자녀를 공부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고도 당당히 큰아들 (강내훈·관천중 2)과 작은딸(다현·관남초교 5)을 영재교육원에 입학시켰다. 더구나 내훈이는 올해 그렇게 어렵다는 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은 물론, 물리올림피아드 은상 등을 받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편안하고 즐겁게 공부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자고 남편과 입을 맞췄죠. 그렇게 해서 선택한 것이 여행이었어요. 시험기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여행은 살아있는 공부라고 생각하거든요."

최씨는 매일 신문을 보면서 행사나 여행지 소개란을 스크랩해 뒀다가 가족들과 의논을 한다. 이번 주말에 어디를 가는 것이 좋은지, 왜 그곳이 좋은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전에 무엇을 체험해볼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는 것.

최씨는 아들이 초교 6학년 때부터 신문을 보도록 유도했다. 처음엔 큰 제목만 읽도록 한 뒤 관심 영역이 있을 때 내용을 파악하고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을 찾는 방법을 가르쳤다. "환경 관련 기사나 각종 협약 등 아이들이 배우면 좋겠다 싶은 주제거리는 스크랩을 해뒀다 거실 소파에 잔뜩 쌓아놓죠. 스크랩할 땐 날짜를 기입해서요. 그러면 아이들이 지나가다 틈틈이 읽어요. 다 읽으면 아이들이 그걸 버리죠. 버리는 재미가 있는가 봐요."

집에는 컴퓨터가 아이들 각 방에 있다. 랩톱 컴퓨터까지 합쳐 모두 5대. 컴퓨터에 대한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교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점이다. 하지만 최씨는 컴퓨터가 스스로 공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EBS방송을 시청하기 때문. 그것도 하루에 보통 5개의 프로그램을 꼭 본다고 한다. 결국 학원을 보내지 않은 대신 그 빈자리를 EBS방송을 통해 채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컴퓨터로 일을 하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봐왔어요. 그렇다 보니 아이들도 컴퓨터가 놀이도구가 아니라는 걸 인식한 것 같아요. 컴퓨터로 게임이나 오락은 하지 않고 공부에 도움되는 부분만 활용하고 있죠."

그녀의 집엔 또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책이 100권도 안 된다는 것. 책을 주로 빌려보는 데다 시기적으로 좀 지난 책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습관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계속 사 줘 읽게 하는 것도 좋지만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많이 사 주면 부담감을 느끼기 쉽죠. 스스로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책을 빌려 읽는 습관을 기르게 했죠."

최씨는 틈만 나면 아이들에게 '학교는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며, 즐기는 곳'임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 있는 웬만한 행사는 빠지지 않도록 한 것. "다현이는 학교 행사에 줄기차게 참여해요. 그러면서 도서상품권 등 상품도 많이 타오더라고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은 대신 방과후 학교를 꼬박꼬박 참여하게 하고 있어요. 특히 영어 수업은 꾸준히 수강하게 하고 있죠."

올림피아드를 준비할 때 부모가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부모가 안달하고 초조해하면 아이들은 나쁜 결과가 나올 경우 죄책감에 사로잡히기 십상이라는 것.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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