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일주일 내 거의 쉬는 시간 없이 공부하는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특히 수능 모의고사를 치면 평소 실력만큼도 안 나오는데, IQ가 낮아서 그런 건가요, 학습 방법이 잘못된 건가요?
답: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지금부터 시작해도 영역별로 10점씩 높일 수 있는 비법이 있다고 하면 학생들은 잔뜩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한참을 뜸들이다가 이 방법은 수능 당일날 시도해도 10점씩 올릴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하면 조금씩 반응을 보입니다. 영리한 학생은 대충 눈치를 챕니다. 그렇습니다. 집중입니다.
내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학력평가나 모의수능, 대입수능 시험을 칠 때 직접 문제를 풀어보면 당장 답을 알 수 없는 문제,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문제들이 가끔 있습니다. 15년 가까이 수능을 대비한 수업을 하고 수능 문제를 풀어본 선생이 만점을 받지 못하고 서너 개씩은 틀린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거의 틀리지 않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평가원 모의수능 검토위원으로 출제에 참여했을 때, 막 만들어진 문제를 다섯 명 위원이 정해진 시간 동안 풀어보게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긴장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느낀 게 있습니다.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이 정성껏 푼다면 맞히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것을, 또 수능 시험은 그렇게 출제된다는 것을.
12년간 공부한 실력을 바탕으로 하여 시험을 치는데 평소보다 점수가 더 나오고 덜 나올 변수는 무엇일까요? 안 배운 것, 내가 모르는 문제가 나왔다고 하면 그것은 수능의 성격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수능은 특정 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고교 과정의 기본적인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능 날 시험을 망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르는 문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집중이 안 돼서'라는 게 이유입니다. 물론 더 많은 점수를 받으려면 당일만 집중할 것도 아니고 50일 전에 집중해야 할 것도 아니라 더 오래전에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겠지요.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은 것은,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고 학습방법이 잘못되어서도 아닙니다. 학습방법의 문제가 없을 순 없지만 대부분은 개인차이 정도이거나, 일장일단이 있는 정도이지 왕도는 없습니다. 오직 집중하는 것만이 최고의 비법이며, 심하게 말하면 집중이 되지 않았다면 아예 책을 들지 말아야 합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의 정신이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고 자녀를 지도하시기 바랍니다.
유철환(계성고 연구부장·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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