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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고령 군목(郡木)' 맞나

▲ 오동나무가 상징인 고령 우륵기념탑에 오동나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오동나무가 상징인 고령 우륵기념탑에 오동나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동나무가 '군목(郡木)'인 고령군에 오동나무가 없다는 지적이다.

고령에서는 군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도로변, 마을 등 어디에서도 오동나무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가야금을 만든 악성 우륵의 전설을 소개한 우륵박물관(고령읍 쾌빈리)에도 오동나무는 단 한 그루뿐으로, 소나무가 광장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박물관과 이웃해 있는 대가야가얏고마을에도 오동나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륵기념탑에도 소나무·벚나무·단풍나무 등이 탑 주위를 에워싸고 있으나 오동나무는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야금을 제작하는 가야금공방에서도 오래전부터 다른 지역에서 나무를 구해와 악기를 제작하고 있는 형편이다. 박물관에서 가야금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동환(40)씨는 "가야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령 20년 이상 된 오동나무가 필요한데, 지역에서는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뜻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에 "오동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주민은 "우륵 선생을 그렇게 우려먹으면서 가야금을 만드는 재료인 오동나무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우륵 선생의 혼이 서린 지역만큼이라도 오동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군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군 전역에 심어진 가로수는 모두 7천여그루.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종은 벚나무로 전체 가로수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은행나무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978년 군목으로 지정한 오동나무는 고작 50그루 정도. 전체 가로수의 0.7%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오동나무는 각종 병해충을 방제하고 공해에 강한 나무이나 뿌리가 약해 가로수로는 적당한 수종이 아니다"며 "가로수를 비롯해 군지역 전반에 관해 조경을 계획 중인 만큼 오동나무 조림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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