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천연자원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이 수입물가를 폭등시켜 전체 경제에 큰 주름을 지운다.
특히 최근의 달러값 강세는 글로벌 경제 현장에서 뛰는 우리 기업들에게 달러 자금 부족 현상을 불러일으키면서 기업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위기가 풀린다 해도 내년엔 글로벌 실물경제에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달러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선물 정미영 리서치팀장은 "지금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물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들이 오르는 환율을 따라다니면서 매수하려는 시도만 나오고 있을 뿐이다. 시장이 완전히 패닉 상태다. 1달러값이 1,400원에서 멈추면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은 상단을 완전히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주범인데 이것이 일단 풀려야 방향을 틀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내년엔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면서 또다시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데 기업들의 환위험 회피가 정말 어렵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제 기업들이 환위험 헤지를 생각할 때는 선물환·환변동보험 등 가장 단순한 방법을 골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대구은행 이성우 트레이딩부 부부장은 "기술적으로 볼 때는 1,400원이 고점이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에 899원이었는데 1년 만에 약 500원이 올랐다. 50% 정도 오른 것인데 기술적으로 분석해보면 50%의 원화절하는 오를 만큼 오른 것이다. 일단 1,400원에서 지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부부장 역시 "1,400원에서 지지가 되더라도 달러값 강세는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환율 상단 분석이 무의미해졌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환율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이 나서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현재 추세로는 1,400원을 넘어갈 것이다. 8월 이후 완전히 외화수급이 막혔다. 전 세계 신용경색이 심각해 1,400도 현재로서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이미 달러값이 마지노선을 넘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구권 최대 차부품업체 중 하나인 에스엘 김희진 상무는 "현재로서는 환율 변동 추이를 가늠할 수 없다. 수출 기업들이 생각하는 환율 적정치는 1,000~1,100원 사이다. 적정치를 넘어서 계속 가고 있고 환율 상단에 대한 예측이 너무 어렵다. 모든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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