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캄캄하다.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도 있다. 끝을 모른다는 것이 더 큰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증시는 연일 폭락하고, 금리는 급등 중이다. 실물 경기로의 전이가 더 큰 걱정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름 쓸 사람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세계 증시, 동반 패닉
우리 증시는 연일 저점을 갱신해가고 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일)보다 60.90포인트(4.29%) 폭락한 1,358.75에 마감됐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자 2007년 1월 10일 1,355.7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7일에도 또다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초반 1,330선도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연일 급락하면서 7일 장초반 386까지 밀려 내려갔다.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날 장초반 코스닥시장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세계 증시도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 주말보다 369.88포인트(3.58%)나 폭락한 9,955.50으로 마감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10,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4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장중 한때 낙폭이 806포인트까지 커지면서 9,600선도 무너지는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42.38포인트(3.86%) 떨어진 1,056.85로 마감돼 200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84.43포인트(4.34%) 하락한 1,862.96으로 마감됐다.
유럽 증시에서도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가 2001년 '9·11 테러' 때의 7.39%를 웃도는 9.04%의 하락률을 기록, 1988년 주가지수가 산출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크게 떨어졌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핵심지수 FTSE100은 7.85% 떨어진 4,589.19로 마감했는데 장중 한때 4,550마저 무너지면서 2004년 9월 28일 이래 4년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지난 3일에 비해 7.07% 하락한 5,387.01로 마감했다. 러시아의 루블화 표시 증권거래소 MICEX 종합지수는 18.6%, 달러화 표시 증권거래소 RTS 종합지수는 19.1% 하락해 붕괴 양상을 보였다. 이날 하루 MICEX에서는 3차례, RTS에서는 2차례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주가 폭락으로 인해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 중 2조2천억달러가 공중으로 사라졌다고 집계했다.
◆돈값이 비싸진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7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자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는 전 영업일보다 0.03%포인트 급등한 5.91%로 마감했다. 이는 2001년 4월 30일(연 5.92%) 이후 최고 수준이다.
CD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CD금리와 은행채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채 3개월 금리는 9월 16일 5.63%에서 10월 2일 6.27%로 0.64%포인트 치솟았다.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채 등에 밀려 CD수요가 사라지면서 CD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7일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연 6.78∼8.08%과 6.68∼8.28%이며 하나은행은 연 7.01∼8.31%가 적용된다.
◆실물경제에도 겨울이 오나?
국제원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 전세계 경기가 내년부터 본격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기름값이 내리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유는 1년 전 수준인 배럴당 80달러로 급락했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16달러 급락한 80.2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4일 배럴당 78.39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6.07달러 폭락한 87.81달러로 마감했고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6.57달러 내린 83.68달러로 장을 마쳤다.
석유공사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화 가치의 강세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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