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 지강헌 탈주사건

1988년 10월 8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대전과 공주교도소로 이감 중이던 지강헌을 비롯한 미결수 12명이 중부고속도로 일죽인터체인지 근처에서 호송버스를 탈취해 달아났다. 탈주범들은 교도소 안에서 만들어 소지하고 있던 칼 2자루와 쇠꼬챙이 등으로 수갑을 풀고 교도관을 위협, 권총을 빼앗아 서울로 달아났다.

이들은 함께 몰려다니며 강·절도 행각을 벌여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탈주범들은 대부분 검거되었지만 최후까지 잡히지 않았던 5명중 4명은 10월 15일 서울시내 가정집에 들어가 일가족을 인질로 잡고 칼과 권총으로 광란의 인질극을 벌였다. 주범 지강헌은 인질극을 벌이는 와중에 방송 카메라를 향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외쳤다. 이 말은 당시 한국 사회의 세태를 꼬집기도 했는데 한때 이 말이 널리 유행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가 탈주범 1명은 경찰에 생포되었고 2명은 자살했다. 지강헌은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고 인질로 잡혀있던 가족은 모두 무사히 구출되었다. 끝까지 검거되지 않았던 1명은 1990년 7월 경찰에 체포되어 탈주극은 막을 내렸다.

▶1895년 을미사변, 일제 명성황후 시해 ▶1994년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완간

정보관리부 성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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